총선결과에 대한 현장의 시각
“원내진출 실패 아쉽지만 정말 선전했다”
출마지역 “끼니 거르며 어느때보다 열심히 뛰었다”
불출마지역 실천지침 ‘실종’·’생활정치’ 절실 제기돼
출마지역 평균 득표율 13.1%. 5백여표 모자라 또다시 실패한 원내진출.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지난 4월13일 밤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며 진보정치의 눈부신 성장으로 기뻐하고, 자정을 고비로 ‘사라져버린’ 국회의석에 비탄에 잠기는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 이 때문에 제16대 총선 결과에 대해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대부분 “정말 선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너무나 아쉬웠다”는 말을 덧붙이고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우선 철벽보다 더 단단한 지역기반의 보수정치에 균열을 낼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치가 힘차게 떠올랐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모두 21명의 후보 가운데 울산 북구, 동구와 창원에서 30%가 넘는 득표율을 보였고, 성남중원이 20% 이상, 대전유성, 울산남구, 서울 강북을, 천안을 등이 10%가 넘는 지지를 끌어내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14일 발표한 성명에서 지지해준 국민에게 감사하며 “진보정치를 향한 노동자들의 도전이 큰 성공을 거둬 이후 더 큰 발전을 위한 기름진 거름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선거 기간 민주노동당 후보가 출마한 21개 지역에서는 노동시간 단축, 사회보장예산 확충 등 민주노총의 상반기 투쟁요구를 적극 알려냈다. 특히 노동자 밀집지역인 울산과 창원 등은 한 달 동안 눈부신 노동자 정치를 확인시켜 줬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가 출마한 창원지역의 동명중공업노조 박종영 사무국장은 “지역에 있는 모든 노조가 선대본과 적극 결합해 선거를 치렀다”며 “아침부터 밤까지 끼니를 걸러가며 주민들에게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의 투쟁요구를 알렸다”고 말했다. 과거 세 번에 걸친 선거에서 진보적인 박순보 후보를 지지했던 임선백(부산교통공단노조)씨는 “민중대회 뒤 선대본을 돕기 위해 선전활동에 참여하는 등 이번 선거에서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투쟁했다”고 돌아봤다.
반면 노동자 밀집지역이 아닌 서울 강북을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노동자들의 결합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또한 후보가 출마하지 않은 2백여 지역구에서는 이렇다할 선거투쟁이 진행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사무금융노련 고영창 사무처장은 이와 관련해 “조직내 토론이 부족한 탓에 후보들에 대한 밀착지원이 떨어져 사실상 부분적 지원에 그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들 지역구에서는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후보를 지지해야 하는지, 총선연대처럼 낙선운동을 벌여야 하는지, 민주노총의 구체적인 총선방침이 조합원 깊숙이 전달되지 않았다는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다.
그럼에도 대다수 조합원은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국민에게 깊이 새겼다는 점에 수긍하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의 전체 득표율이 2%에 못미쳐(1.2%) 서류상 등록은 취소되겠지만 선거평가를 마무리한 뒤 하루 속히 재창당을 결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총선 뒤 주민들에게 파고드는 생활정치를 꾸준히 펼쳐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사회보험노조(옛 의료보험노조) 서영철씨는 “노동자 밀집지역만으로 민주노동당이 수권정당이 될 수는 없다”며 “대중적 접근이 절실하고 지역구민의 어려움을 긁어주는 생활정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본부 조삼수 사무처장은 “6월 지자체 선거에서 DJ 텃밭이지만 기아자동차, 금호타이어 등 노동자 밀집지역이기도 한 광주 광산구에 노동자 후보를 출마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자 중심의 진보정치는 계속해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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