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화리뷰
거짓된 평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2 – The Movie> 박사로한 / 평화인권연대 회원
고등학교 시절 주간만화잡지를 통해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라는 일본만화를 본 적이 있다. 레이버(만화 속에서 사람이 직접 타서 조종을 할 수 있는 산업로봇의 총칭)를 좋아하는 경찰지망생들이 급증하는 레이버 관련 사건, 사고에 대응하기 위한 경찰내의 특수 조직에 들어가 사건을 해결하며 진정한 경찰이 되어간다는 내용의 만화로 그리 인상깊게 본 만화는 아니었다. 그 시절 영어단어, 수학공식을 잠시나마 잊고 기분을 전환하기에 적당한 만화였다. 그 후 대학을 들어와 같은 제목의 만화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동 코믹류 성격의 원작만화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 가까운 미래에 대한 암울한 묘사, 사실적인 화면 구성, 인물의 내면을 파고드는 뛰어난 연출력, 복잡한 줄거리와 반전 등이 이 만화영화를 내게는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중의 하나로 만들게 되었다. 바로 <공각기동대>로 잘 알려진 ‘오이시 마모루’ 감독의 <패트레이버2>이다. <패트레이버2>는 일본의 평화헌법 제정과 평화유지군 파병과 관련한 군사력 부활의 문제와 관련을 맺고 있다. 물론 <침묵의 함대>(핵잠수함이 핵무기를 기반으로 독립을 선언한다는 내용으로 일본의 핵무장과 군사대국화에 대한 의지를 나타내는 작품)와 같은 군국주의 작품은 아니다. 그렇다고 미래는 전쟁이 없고 평화로운 사회가 될 것이라는 또는 되어야 한다는 비현실적이지도 않다. 전쟁, 대립으로 형성된 지금의 사회, 또는 가까운 미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을 뿐이다. 때는 1999년(이 작품은 1993년 작품으로 현재의 우리에게는 과거가 되어버린 1999년이지만 가까운 미래로 보는 것이 적당하다), 동남아시아의 한 국가에 UN 평화유지군 활동을 위해 일본자위대의 최첨단 기계화부대가 파병되지만 발포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모두 전멸하고 만다. 그후 몇 년 후 일본의 도쿄, 국적불명의 전투기에 의해 도쿄만의 다리가 미사일 폭격으로 파괴되는 일이 생긴다. 이 사건과 관련하여 일본 자위대는 위기를 맞게 되고 진상규명을 위해 비공식적으로 경찰국 정비2과에 수사를 의뢰한다. 이 사건이 군부내 일부 세력과 미국 군수사업 관련 세력들이 아시아의 군비확장과 관련하여 국민의 불안감과 위기감을 불러일으켜 군사력강화를 위한 준비된 연극임을 밝히고 이에 핵심적인 인물을 수배할 것을 의뢰한 것이다. 다시 일본 방위 시스템이 해킹0?당하는 사건이 발생을 하게 되고 일본경찰 지도부는 이러한 기회를 정부내 권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군과의 대립을 형성한다. 그러나 결국 사회적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목적으로 계엄령이 선포되고 군이 도시에 주둔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사건의 주동자들은 통신을 장악하며 사회적 혼란을 조성한다. 하지만 어떠한 정치적 요구도 없다. 미군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직접 군사적 개입을 준비한다. 물론 마지막에 모든 사건은 해결된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서 일본 현재의 모습, 확장하면 전 세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2차세계대전 이후 미소 양극체제로 인한 냉전, 핵억제 상황으로 세계대전과 같은 전쟁상황은 없는 듯하지만 각 지역에서 대리전쟁이 발생하였고(한국전, 베트남전등), 온갖 내전들, 민족 무력 분쟁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을 기반으로 선진국들은 경제적 기반을 형성하고 번영을 이루고 있다. 즉 다른 나라들의 대리전쟁에 대한 대가로 평화가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감독 은 영화를 통해서 과연 이러한 평화는 정의롭고 진실된 것인가를 물어보며 현재의 평화라는 것이 얼마나 거짓된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반전과 평화를 이야기하지만 끝임 없이 군비를 확장하고 사회적 불만과 혼란을 제어하기 위해 대리전쟁을 치르고 있는 거짓된 평화의 한계성, 이러한 평화의 환상은 너무나 허술하고 허약하여 하나의 사건에 붕괴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정의롭고 진실된 평화는 어떻게 구성해 나갈 것인가? 이런 질문은 영화를 벗어나 현실의 우리의 문제일 것이다. 왜냐하면 <패트레이버2 – The Movie>는 시간 때우기에 좋은 재미있는 한편의 만화영화일 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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