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자동차 해외매각에 관심집중

기자회견에 10여 곳 몰려…노조 방침·대안에 질문공세

지난 4월19일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민주노총 기자회견은 ‘한국 자동차 파업과 대우·쌍용차 해외매각’에 대한 외신들의 취재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영국 BBC방송, 로이터통신, 경제지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 <비즈니스위크>,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10여개 외국언론은 1시간 반 넘게 열띤 토론을 방불케 하는 질문공세를 폈다. 특히 BBC는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조양희 대우자동차노조 사무국장과 윤영모 민주노총 국제국장을 잇달아 인터뷰하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외자유치와 국제신인도를 위해 대우·쌍용차를 해외에 매각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며 “정부와 노조, 채권단과 대우경영진 등이 함께 국민대책기구를 만들어 충분히 조사·연구·토론을 거쳐 ‘후회 없는 결정’을 내리자”고 제안했다.

이날 외신기자들은 주로 대우·쌍용차 해외매각에 대한 노조의 입장과 대안에 관심을 기울였다. <파이스턴이코노믹리뷰> 이상혁 특파원은 “세계 자동차업계에서 규모의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다”며 “한국 자동차회사들도 이러한 세계추세에 합류해야 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BBC 캐롤라인 그룩 기자는 “앞으로 거대기업만 살아남는다고 하는데 부실기업인 대우자동차는 해외매각이 그나마 기업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아닌가”고 질문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나기영 기자는 “노조가 요구하고 있는 고용유지, 기술이전, 자본철수 금지, 부품업체 문제 등을 해외자본이 약속한다면 해외매각 반대를 철회할 것인가”고 묻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범국민대책위 자문위원인 조돈문 교수(가톨릭대)는 “GM, 포드 등 세계 자동차 선두업체가 의도적으로 퍼뜨린 논리”라고 반박하며 “차세대 자동차산업은 선도기업, 2위권 기업 , 3위권 기업으로 나눠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2위권에 속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전략적 가치는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중국, 아시아 시장을 겨냥한 차종을 생산하고 외국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해나간다면 독자생존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얘기다.

대우·쌍용차의 경영체제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로이터통신 유춘식 특파원은 “현대차가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비지니스 위크> 문일환 특파원은 “경영자가 없는 상황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회생시키는 게 가능한가”라고 질문했다. 조건준 금속산업연맹 정책2국장은 “현대는 먼저 전근대적 기업지배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현대인수에 대한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조 국장은 또 “정부가 해외매각 방침을 정한 뒤 대우·쌍용차의 기업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정부가 공장가동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 기업조직문화 혁신, 정부차원의 자동차산업정책 수립 등 노조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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