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투쟁 쟁점분석

해외매각·구조조정·임단협 수면위로

비정규직 문제, 사회보장예산 확충도 부상

주5일근무제 변수에 따라 탄력받을 수도

5월 총파업을 한달 가량 앞두고 연대투쟁·공동파업의 기운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조직안팎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요사업장과 연맹의 투쟁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노-사, 노-정간 쟁점도 뚜렷해질 조짐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세계 어느 나라보다 투자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확실히 지켜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지켜나갈 것”이라며 초국적자본의 이해를 대변하고 구조조정정책을 밀어붙일 뜻을 분명히 했다. 다음날 정부는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대우·쌍용차의 해외매각을 재확인하고 올해 8월까지 매각협상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임을 내비쳤다. 김 대통령은 또 “불법과 폭력에 대해서는 단호히 엄단하겠다”며 노동자 파업을 집단이기주의로 몰아붙이는 등 엄포를 놓았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 차원의 대정부교섭 성사여부는 일단 불투명해 보인다. 단병호 위원장은 “그동안 조합원 동력을 이끌어내고 총파업 결의를 확보하는 사업에 치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교섭에 소홀한 것으로 비쳐졌다”며 “적극적으로 대정부 교섭촉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4월25일 중앙교섭단이 교섭을 촉구하고 28일 교섭쟁취대회를 여는 한편 여야당 총재, 정부 부처장관 면담을 추진한다.

먼저 민주노총과 정부는 구조조정 및 해외매각 저지를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자동차 완성4사 노조와 협동조합3사 노조가 앞장선다. 금속산업연맹(위원장 문성현)과 자동차공대위는 5월 총파업에 적극 결합키로 결의한 바 있다. 총선전 공동파업을 성공시킨 바 있는 완성4사 노조는 해외매각 저지 공동투쟁기조를 끝까지 유지하는 한편 5월 총파업 시기에 맞춰 2차 총집결투쟁을 펼칠 계획이다. 또 협동조합 3사 노조 1만5천명은 5월말 인력감축 위주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사무금융노련(위원장 김형탁) 소속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카드사, 상호신용금고 등 구조조정 업종노조들도 5월 총파업 결합을 전제로 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와 함께 대다수 연맹이 임단투 시기를 5월말로 집중해 민주노총 총파업에 결합한다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IMF피해 원상회복’을 위한 임금인상 요구가 거셀 전망이다. 금속산업연맹은 1백4개 소속 노조가 요구안을 확정했는데 기본급 기준 평균 11만1천8백54원(14.4%), 통상급 기준 평균 14만8천5백35원(15.6%)의 임금인상요구안을 내놓고 있다. 병원노련 역시 연맹 평균 15.2%의 임금인상요구안을 내놓았다. 병원노련은 병원협회와의 산별교섭을 쟁취하기 위해 4월19~21일 병원협회 점거농성 등 전국간부 상경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화학섬유연맹(공동위원장 오길성 황영호)과 상업연맹(위원장 김형근), 민주택시연맹(위원장 강승규)은 공동임단투 시기를 5월말로 최대한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공공연맹(위원장 김연환)은 현재 62개 노조 1만여명이 연맹에 교섭권을 위임했는데 5월말 집중적인 임단투를 벌이기로 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회보장예산 확대 요구도 집중적으로 제기될 전망이다.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은 △노동시간 단축 △노동자 중심의 건설산업 활성화 △실업대책 및 사회안전망 확보 등을 3대 요구안으로 내걸고 5월 총파업에 적극 결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민주관광연맹(위원장 조철) 소속 힐튼, 스위스, 롯데 등 호텔3사 노조는 비정규직 정규직화 등 공동요구를 내걸고 선도투쟁을 결의해놓은 상태다. 병원노련(위원장 차수련)과 대학노조(위원장 장 건)도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주요 요구로 내건 상태다.

교육부를 상대로 교섭을 벌이고 있는 전교조(위원장 이부영)는 교원·교육정책을 교섭사항

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는 4월말 본교섭에서도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을 때에는 5월28일 전국교사대회뿐만 아니라 학교단위 농성투쟁 등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민주노총이 3대요구 중 첫 번째로 내걸고 있는 주5일근무제는 최근 여당의 총선공약인 ‘주5일수업제’가 관심거리로 떠오르면서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으나 대정부교섭이 성사될 경우 주요쟁점으로 급속히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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