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로지르기 ‘정보·생명과 지적재산권’ 토론회

홍창욱 (대안미디어.문화운동 모임 R.exe)

정보·생명과 지적재산권’토론회가 지적재산권 연구모임인 ‘IPLeft'(Intellectual Property Left)주최로 3월 18일, 4월 1일 양일에 걸쳐 개최되었다. 새로운 기술로 부각되면서 빠르게 자본주의 재생산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정보통신기술과 생명공학은 인터넷과 복제양 돌리, 인간게놈프로젝트가 상징하듯 21세기 인류의 삶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핵심 영역이다. 자본주의 사회의 구조적 규정 속에서 형성되고 있는 ‘현실정보사회’는 이를 둘러싼 논쟁 또한 치열하다. 미국의 경우, 1995년 지적소유권법의 문제와 개정방안을 통과시키고자 하는 과정에서 이를 추진하던 정부와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과 공유에 기반 한 정보자유주의 단체들이 대립하게 된다. 이 법안은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통과하지 못하게 되자 클린턴 행정부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를 이용하여 같은 내용으로 ‘국제표준’을 제정, 이 표준에 따라 1998년 10월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을 통과시키게 된다. 사이버스페이스라는 새로운 영토에 대해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초국적 자본에 대해 미디어학자인 마크 포스터는 “만일 사이버스페이스가 새로운 보편주의의 가능성을 제공한다면, 이는 상어와 같은 포식자가 우글거리는 초국적 바다에서 출현할 것이다”라고 지적하였다. 그리고 이 말이 상징하는 것처럼 현실정보사회에 대한 비관론적 입장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는 기술 종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규제와 자유, 독점과 공유의 대립 과정 없이 강대국의 통상압력을 반강제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에 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특허의 90% 이상이 선진국, 특히 초국적 기업의 소유 하에 있다. 지적 재산권과 이를 사이버 상에 관철시키고자 하는 시도는 정보의 사회적 축적을 지향하는 지적재산권을 경제적 이익으로 전화시킴으로써 현실정보사회에 대한 자본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다 저작권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이용자에 대해 상시적으로 검열함은 물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의 소지가 드러나고 있다. 우리의 경우, 안티포스코의 포항제철 패러디사이트에 대해 포철 측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이러한 시도를 볼 수 있다. 포철 측은 포항제철 홈페이지(http://www.posco.co.kr)를 패러디한 안티포스코 홈페이지(http://antiposco.nodong.net)에 대해 “회사 홈페이지 디자인을 모방한 만큼 이는 명백한 저작권 침해”라며 지난 4월 3일 서울지법에 도안사용금지 가처분신청서를 냈다. 이는 명백히 저작권에 대한 정치적 이용이며, 저작권이 검열의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포철의 소송시기가 ‘정보와 지적재산권’ 토론회 즈음이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의견확산과 토론의 과정에 있어 토론회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본다. 지적재산권연구회(www.ipleft.or.kr)가 주관하고 다른과학 편집위원회, 진보네트워크센터, 통신연대 사이버권리팀, 참여연대 시민과학센터, 한국과학기술청년회,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새로운 지구적 표준이자 경제전쟁의 첨단무기로 떠오른 세계무역기구의 ‘지적재산권의 무역 관련 측 면에 관한 협정'(TRIPs)과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의 저작권조약을 문제삼았다. ‘정보와 지적재산권’ 토론회에선 <지적재산권과 ‘현실 정보사회’의 모순>이라는 주제로 문화과학 편집위원인 홍성태 씨가 현실정보사회에서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지적재산권체계의 문제를 지식경제와 연관시켜서 발표했다. 통신연대 사이버 권리 팀에서 활동중인 김영식씨는 “한국의 컴퓨터프로그램보호법이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는가?”와 최근 개정된 보호법을 저작자(정보를 생산하는 자)와 기업(정보를 독점하려는 자)과 관련된 법 조항과 기업(정보를 판매하는 자)과 정보 소비자(정보를 소비하는 자)와 관련된 법에 대해 발표하였다. 변리사인 남희섭 씨는 컴퓨터소프트웨어 특허적격성 인정여부에서 출발하여, 최근엔 인터넷의 모든 분야에 구현되는 소프트웨어, 특허권에 대해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특허권의 확대움직임이 가지고 있는 논리가 어떠한가를 국가별로 살펴보고, 소프트웨어 특허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다른과학 편집위원인 원낙연 씨는 디지털화와 상표권에 대한 분쟁에 대해서 발표했다. 이는 국가별로 어떠한 법적 해석을 내리고 있는가와 등록기관의 기준, 국제적 움직임에 대해 다루어진다. 진보네트워크센터의 오병일 씨는 지적재산권을 둘러싼 국제적 동향에 대해 발표하였다. 구체적으로 WTO의 부속협정인 무역관련 지적재산권 협정(TRIPs 협정)의 경과와 의미, 협정의 주요내용, 국내법에의 영향을 다루고 있다. 통신연대 사이버권리팀의 주철민 씨는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으로 잘 알려진 리눅스운동에 대해 발표하였다. 이번 토론회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다른과학 8호나 지적재산권연구회 홈페이지(ip.jinbo.net)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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