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 노동, 월급 37만원!’

시급 1600원하는 커피숖 아르바이트 이야기가 아니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아주머니들과 나이 지긋하게 환갑을 넘은 서울대 ‘할아버지’들의 월급명세서다.

서울대 시설관리노동조합(위원장 윤홍림· 65세) 조합원 280여명이 시한부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19일 서울대 문화관 용역사무실을 점 거하고 농성에 들어간 이들은 서울대에서 청소하고 경비를 서던 사람들.

구조조정이라는 명목 아래 정규직서 용역직으로 전환되며 조금씩 깎여나 가던 이들의 임금은 올해 결국 37만3650원으로 법적 최저임금 36만1440원 선까지 곤두박질쳤다.

작년만 해도 상황이 이 정도는 아니었다. 5년 전부터 용역회사에 모든 관리를 맡겨오던 서울대가 올해 계약을 체결한 ㈜대호안전관리공사의 낙 찰가격은 23억 1천만원. 입찰 가능한 가격의 최저선이다. 서울대 입장으 로서는 할당된 28억1천만원 중 5억이나 절약할 수 있는 낙찰가격이었다.

대호측에 의해 처음 제시된 방호원과 미화원 임금은 현재 근로기준법 최저임금에 저촉되어 무효로 인정됐고, 월급여 36만1600원, 월차수당 1만 2050원, 합계 37만3650원이 한달 임금으로 지급됐다.

수차례 회사측과 교섭이 있었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라 결국 파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대 학생들과 교수 중심으로 이뤄진 파업지지 서명운동에 참가한 사 람은 교수 120여명을 포함 전체 9600여명. 전체적인 호응도는 그래도 높 은 편이다.

학교는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점차적으로 ‘쓰레기장’이 되어가고 있다 .

초반에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청소했지만 이제는 방치한 상태다.

파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란다. 냄새나고 짜증스럽기는 하지만 일단은 참고 별 말 안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서울대 대학본부측은 책임이 없다며 교섭을 피하고 있고, 차일피일 미 루던 회사측은 10일까지 조정안을 갖고 오기로 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것 은 퇴직금 별도지급, 연간 통상임금의 200% 상여금 지급, 정액으로 방호 원 10만원, 미화원(여) 12만원 임금 인상 등.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이나 근로조건 개선문제 는 나중 문제이다.

5월6일 파업 18일째, 서울대 대학본부 1층은 꽹과리, 북, 징소리로 시 끌벅적하다. 머리에 붉은 띠를 두르고 불끈 쥔 주먹을 내지르고 있지만 어딘가 어색한 아줌마, 할아버지 노조원들. ‘강건하고 단결된’ 노조원 의 이미지는 절대 아니다. 대부분 5,60대인 그들의 모습은 오히려 ‘오합 지졸’에 가깝다.

그러나 어느 누구 하나 의지가 약하다거나 파업을 중단 하려고 하지 않는다.

옆에서 담배 태우던 남씨 할아버지(집에서 아직 파업 사실을 모르기 때 문에 이름은 밝힐 수 없단다) 왈, “이왕 이렇게 된 일, 갈 데까지 가보 자는 생각이야. 그 돈 받고 일하느니 그만 두는 게 나을 수도 있지. 근데 그게 회사 속셈이라니까. 그래서 오기로라도 버틸 생각이야” 신은/동아닷컴기자nsilv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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