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위원장 보궐선거가 5월 26일로 확정됐다. 아직 공식 선거공고가 나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한국노총은 이미 실질적인 선거국면에 돌입했다 고 봐야 할 것 같다. 어느 조직이나 그렇듯이 위원장 선거는 조직의 방향타 를 결정하는 것인만큼 엄청난 흡인력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번 한국노총 선거는 박인상 전 위원장의 정계진출로 인한 공백을 메우 는 보궐선거다. 따라서 미리부터 준비돼온 선거라기 보다는 갑작스럽게 생 긴 지도력의 공백 상황에서 위원장 라리를 놓고 경쟁이 이뤄지는 양상으로 전개가 되고 있다. 그만큼 선거의 주도적인 흐름이 잡히지 않고, 상당한 가 변성을 띈 선거국면이 형성되고 있다.

현재 한국노총 내에서 거론되는 후보자는 4명 정도. 이광남 위원장 직무 대행, 이남순 사무총장, 박헌수 화학노련 위원장, 유재섭 금속노련 위원장 등이 그들이다. 현재 분명한 것은 이들 후보군들 중에 한 명이 차기 한국노 총 위원장이 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특정후보가 유리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 선거판의 대세를 얘기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이번 선거는 언제라도 선거판도의 물줄기를 바꿀 수 있는 변수들이 도사리 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4명의 후보군이 모두 출마할 경우 1차투표에서 당락이 결정되지 않 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될 경우 2차투표에서는 1차투표에서 1,2위를 한 후보를 중심으로 선거진영이 다시 재편되게 된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과정에서 후보들간의 합종연횡이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나 1차투표에서 1,2위간의 표차이가 크지 않을 경우 후보들간의 합종연횡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각 후 보진영은 출마하지 않는 연맹소속의 대의원들을 상대로 물밑 작업을 시작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이 재편과정은 아주 복잡한 양상을 띌 수 있다. 그만 큼 그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이런 합종연횡에 의해 위원장이 당선될 경우 한국노총으로서는 선거 이후 에 강력한 중앙지도력을 구축하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그래서 한국노총 일각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선거후유증을 고려해서 후보단일화 문제도 주장 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긴 하다. 그러나 그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이번 선거의 또하나의 변수는 밑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는 민주화 요구다.

현재 한국노총 일각에서는 한국노총 대의원 수를 대폭 늘려서 조합원 대중 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이 런 주장이 이번 선거전에 규약개정을 통해 현실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런 일련의 흐름들은 밑으로부터의 민주화 요구라고 하는 하나의 흐름을 갖고 있다.

그것은 연맹지도부의 결정에 따라 투표성향이 결정되던 기존 관행에 대한 개혁의 성격을 띌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이번 선거에서 일부 연맹에서는 지도부와 연맹 대의원들의 투표성향이 따로 노는 경우도 나타날 것으로 전 망되고 있다. 특히나 이번 선거처럼 선거판도가 불투명하고, 주도권이 불분 명한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적지 않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또하나의 특징은 한국노총내 소위 개혁파로 불리던 그룹들 의 이완현상이다. 그동안 한국노총 내 개혁그룹으로 불리던 흐름은 박인상 전위원장을 지지해 왔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는 서로 다른 길을 가고 있 다. 금융노련과 금속노련, 화학노련 등은 각자 자기 연맹출신 후보가 출마 를 하면서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기울 가능성이 크다. 이렇 게 될 경우 불가피하게 한국노총 내 개혁그룹들의 통합력은 이완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것은 선거 이후에도 한국노총내 역학구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게 될 것 같다.

이제 한국노총 선거는 18일 정도를 남겨두고 있다. 이 기간동안 한국노총 은 보궐선거의 열전으로 빨려들어가게 될 것 같다. 그 기간동안 이런 변수 들은 서로 다른 색깔을 띄고 현실화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결과는 향후 2년동안의 노정관계, 양대노총간의 관계 등 노사관계 전반에 폭넓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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