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들의 패러디 시집 출판이 저작권 시비에 휘말려 진통을 겪고 있다.
국내에 전례가 없어 법조계에서도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해 저작권 논란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대구 신명여고 이상현(李相顯.37.국어)교사는 학생들의 패러디 시 95편을 모아 ‘클릭 패러디 1318’ 이란 제목으로 출판을 준비중이다.
이 패러디 시들은 李교사가 2년전부터 수행평가때 학생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시를 골라 패러디하도록 한 것들이다.
李교사는 “서정주 시인의 ‘국화옆에서’ 등 학생들이 교과서를 통해 배우는 시들은 대부분 10대의 학생들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중년의 정서를 담고 있다” 며 “원작시의 율조와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자신에 맞는 서정적 자아를 담아 패러디하도록 했다” 고 말했다.
학교생활 등을 소재로 학생들이 쓴 1천여편 가운데 1백여편을 골라 학생들과 다시 손질을 거쳐 95편을 엄선했다.
국내 시인 50여명의 작품들이 패러디 대상이 됐다.
李교사는 출판을 위해 서울의 디지털에프케이 출판사에 넘겨줄 CD롬 제작까지 끝낸 상태다.
이들 패러디 시는 문학교육 전문 계간지인 ‘문학과 교육’ 측에서 학생들의 시 창작 수업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자료 요청을 해올 정도로 이미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당초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던 한국문예학술저작권협회에서 저작권 문제를 들어 출판이 어렵다며 난색을 표하고 나섰다.
저작권협회측은 “제2차 저작물인 패러디에 대한 지적재산권도 원작가에게 속하기 때문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며 “협회측에서 일일이 시인들을 접촉, 동의를 구해주기 어렵고 동의없이 출판해도 괜찮다는 변호사의 의견을 찾아보라” 고 밝혔다.
저작권 분쟁 소지가 있는 시인은 4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패러디 시들을 모아 출판한 전례가 없어 법률 전문가들도 저작권 논란에 대해 엇갈린 견해다.
최봉태(崔鳳泰.38)변호사는 “사적으로 패러디 시를 지을 수는 있으나 영업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는 원작 시인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이수광(李壽光.36)변호사는 “국내에는 전례가 없고 지적재산권 제도가 가장 발달한 미국의 경우 사안별로 판단한다” 며 “원작품과 오인될 염려가없고 원작과 경쟁관계가 아닌 것으로 판단되면 원작가의 허락이 필요없는 새로운 저작물로 본다” 고 말했다.
성균관대 오승종(吳承鍾.42.지적재산권)교수는 “원작과 완전히 다른 감흥을 주면 성공한 패러디로 볼 수 있지만 판례가 없어 단언키 어렵고 분쟁이 생길 경우 법정에서 가릴 수밖에 없다” 며 “지적재산권 제도의 취지 역시 문학발전을 돕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李교사는 “새롭게 쓴 학생들의 창작품들이 원작과는 또다른 감동을 주기에 충분해 꼭 출판하고 싶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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