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당신의 왼편 1,2

80년대 ‘뜨거운 삶’을 위한 ‘변명’

격변의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내면서 겪어야 했던 일명 386세대의 번민, 아픔, 사랑, 의식 등을 그린 소설가 방현석의 신작 장편소설. ‘내일을 여는 집’, ‘새벽출정’ 등 이른바 노동소설로 잘 알려진 방현석은 <노동과 세계>에 ‘방현석과 함께가는 역사현장'(‘아름다운 저항’으로 묶어 출간)을 연재하기도 했다.

‘당신의 왼편’은 촉망받던 법대생이 고시를 포기하고, 유능한 문학도가 신춘문예를 거부했던, 의대생이 프레스공이 되고, 음악도가 미싱사가 되기를 주저 않던 세대, 땀과 눈물을 지불하며 이름 없이 자기 시대에 헌신했던 이들을 위한 소설이다. 또한 저자와 젊은 시절 학생운동을 함께 한 친구 박형희 씨의 죽음을 생각하며 쓴 소설이기도 하다.

설렁탕 한 그릇 값의 일당에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의 고통, 칠성판 위에 눕혀져 온갖 고문을 당하는 운동가들의 신음, 그 각박했던 시절에도 노동자들과 함께 하면서 나누었던 동료애를 찾을 수 있다. 이 소설에는 대학졸업과 함께 안락한 삶이 보장돼 있음에도 그 ‘기득권’을 버리고 노동현장에 뛰어든 이른바 ‘학출 노동운동가’들의 활동상을 다양하게 그리고 있다. 특히 노도와 같이 일어서고, 자본과 권력의 폭압에 저항했던 80년대 후반 노동운동의 궤적과 잘 알려지지 않은 야화도 만날 수 있다.

이 소설은 모든 사람들이 안락한 삶이 보장되는 오른편을 선택했던 그 때, 불편하고 힘들지만 인간다운 세상을 위해 왼편을 선택했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로, 지금 우리가 무엇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한다.

최근 총선을 전후해 ‘젊은피 수혈론’과 ‘386세대의 유입’ 등이 사회의 관심거리로 떠오른 상황에서, 작가 방현석은 80년 세대가 가졌던 희망이 끝내 좌절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80년대를 폭풍처럼 살아낸 이들에게 가해진, 최소한의 부채감도 없이 행해진 능멸을 승인하지는 않을 것이다. ‘386세대’라는 모별스런 유행어 역시 나는 승인하지 않을 것이다.”

해냄출판사. 신국판 전2권. 각권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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