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노조 이렇게 단축했다/한국오리베스트노조

“생산성향상에도 유리” 회사설득

교섭 앞서 매출·재정상태 등 꼼꼼히 분석

‘특근수당 2백%’에도 대부분 휴일휴식 선호

한국오리베스트노조(위원장 이정민)가 올 임단협에서 주40시간노동제를 쟁취한 것(<노동과 세계> 99호)은 민주노총의 주요요구인 ‘주5일근무제’가 전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른 시점에서 이루어져 그 뜻이 더욱 깊다는 지적이다.

바닥장식재 원료를 생산하는 한국오리베스트(대표 김준호)는 사실상 지난해부터 격주휴무제를 실시해왔다. 노조는 상급단체인 금속산업연맹과 민주노총의 방침에 따라 ‘주5일근무’를 올 임단협의 주요요구로 내걸고 꾸준하게 조합원 교육을 진행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교섭에 들어가기에 앞서 회사의 매출과 재정상태 등을 꼼꼼히 분석하는 등 준비작업을 철저히 했다.

이정민 위원장은 “민주노총의 3대요구라는 점도 있었지만, 지난해 격주휴무를 해보니 1주일에 5일 일하나 6일 일하나 생산량에는 별 영향이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주5일근무’가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회사쪽도 처음에는 안된다는 태도였다. 더욱이 ‘임금삭감 없는 주5일근무’를 요구함에 따라 그대로 시행된다면 9.1%의 임금인상효과를 불러 회사쪽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요구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노조는 물러서지 않고, 준비한 자료를 제시하며 교섭 때마다 요구안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주5일근무’에 세 가지 의미를 부여했다. “첫째는, 나중에 회사가 구조조정을 필요로 하는 때가 오더라도 고용안정을 담보할 수 있고 둘째, 생산성이 오히려 극대화될 수 있으며, 셋째는 노사가 동반자적 인식을 함으로써 회사발전과 조합원 삶의 질 향상 양쪽에 모두 보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회사쪽도 토요일 네 시간 일하고 라인을 끄는 것보다는 ‘주5일근무’가 생산성향상과 부가가치 증대에 유리할 것이라는 인식을 같이하게 됐다. 게다가 한일합작회사여서 일본 회사에서는 이미 주5일근무를 하고 있다는 점도 노조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3월31일 회사쪽과 주5일근무와 임금 17.5% 인상 등에 잠정합의하고, 4월3일 임시총회에서 잠정합의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올해 처음으로 주40시간제를 쟁취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오리베스트는 시장에서 거의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보니, 지금은 공급이 달려서 휴일근무를 하기도 한다.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휴일근로 시 통상임금 2백% 지급도 함께 따냈기도 했는데, 이 위원장은 “그래도 젊은 조합원들은 돈도 좋지만 쉬는 게 좋다며 휴일근무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황미 leehm@kctu.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