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대정부 직접교섭과 노사정위원회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싸고 언론들의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말 전임자임금 지급문제가 ‘동투’를 가져온 탓일까? 노동시간 단축을 중심으로 한 추적보도, 기획기사의 연장으로서가 아니라 민주노총의 5월말 총파업의 주요요구와 관련돼 있어서 더욱 그렇다. 물론 남북정상회담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는 것이 주요목적인 듯하다.
지난 98년 2월, 1기 노사정위원회에서는 “98년 상반기 중에 노동시간단축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한 바 있고, 그 해 6월5일에는 “2000년부터 주40시간제를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노정간의 합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2년이 지나고 나서 다시 똑같은 토론회가 열리고, 언론을 중심으로 쟁점화되고 있다. 민주노총이 빠진 노사정위 산하에 노동시간 단축특위가 만들어졌다.
민주노총은 오래전부터 노동시간 단축을 포함한 3대요구를 중심으로 대정부 직접교섭을 촉구해왔다. 또한 노사정위의 유명무실화를 지적하면서 탈퇴한 상태이다. 이는 물론 경제위기 상황, 노동자정당과 산별노조를 중심으로 하는 강력한 노동조합의 존재 등 세 가지 여건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의 노사정위 참여와 합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약화시키고 체제내화 또는 개량화하는 조치라는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논란의 여지가 없다.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노동계의 모든 요구사항은 노사정위를 통해서 충분히 논의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더욱이 한국노총이 노사정위에 복귀한 상황에서 더더욱 민주노총의 탈퇴명분을 약화시키면서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김대중정부의 경제위기 극복과정에서 노사정위의 정치적 의미는 각별하기 때문에 이를 제치고 별도의 대통령 직속 노동시간단축 노사정특위나 대정부 직접교섭은 절대 안된다는 입장이다.
현시점에서 보면 최대 쟁점은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여부가 되고 있다. 그리고 민주노총의 요구는 여타 관련된 문제이거나 파생되는 정치적 상황으로 그 본질적 문제가 왜곡되고 있다. 명확하게 말하면 민주노총이 현재의 노사정위에 복귀할 방법은 없다. 일사부재리의 원칙에서 보거나, 대의원대회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정치적 결정을 해 나가기엔 그 한계가 분명하다.
형식보다 내용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 특히 노동시간 단축의 경우 그것이 노정 직접교섭이든 노사정위 참여 속에서의 합의이든 정부의 의지가 중요하다. 정부의 확실한 의지로 법을 개정해 나가는 것이지, 이해당사자 모두의 합의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1천여개의 법률 가운데 어느 것 하나 이해 당사자가 없는 게 있겠는가.
그러나 굳이 민주노총의 참여를 제안하려면 정부가 현재의 노사정위에 대한 체제변화를 전제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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