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제, 이대론 안된다

OECD 꼴찌에다 수혜자 거의 없어

평균임금 50%수준으로 올리고, 적용대상도 넓혀야

지난해 9월부터 올 8월까지 적용되는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월 36만1천6백원이다. 이는 3인가구 실태생계비(도시근로자 가계지출 평균)의 21.8%며, 혼자 사는 데 필요한 생계비보다 20여만원 적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맹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다. ‘정액급여 중위값’을 기준으로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을 보면 우리나라는 30.6%로 프랑스(68.5%)의 절반도 안되고, 서유럽국가(55.9∼68.5)나 앵글로색슨 국가(43.3∼47.4%)보다 훨씬 뒤진다. 최저임금제 영향률(실제 혜택을 받는 노동자의 비율) 역시 1.1%로 프랑스(11.0%)는 물론 포르투갈(4.7%), 멕시코(17.6%), 헝가리(3.8%) 등 우리보다 경제수준이 떨어지는 나라에 훨씬 못미쳐 최하위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최근 최저임금 수혜자와 영향률이 큰 폭으로 줄고 있는데, 89∼93년 20∼39만명(4.5∼10.7%)이던 것이 94∼98년에는 10∼13만명(2% 남짓)으로 감소했고, 98년 9월 이후에는 2∼5만명(0∼1%)로 줄어 통계상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수혜자가 사실상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한마디로 최저임금 자체가 턱없이 낮기 때문이다. 1988년 처음 제도가 도입됐을 때 실태생계비 대비 27.8%이던 최저임금이 97년 20.3%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98년 최저임금은 34만4천6백50원으로 같은 해 29세 이하 단신근로자의 실태생계비 54만8천7백4원보다 20만원이나 부족하다. 평균임금에 비해서도 89년 38.4%에서 99년 9월 이후 31.7%(정액급여 기준)로 크게 낮아졌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최저임금을 전산업 정액급여 평균의 50% 수준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최저임금 영향률은 11.4%, 수혜자의 평균적인 임금인상률은 22.2%가 된다. 그만큼 임금 노동자들의 생활조건이 개선되고 임금소득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말이다.

민주노총은 또한 저임금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자는 이 제도의 취지에 따라 현재 4인이하 사업장을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는 최저임금법을 고쳐 1인 이상 전사업장으로 확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감시·단속적 근로자를 적용대상에서 제외하고, 장애자·훈련생·실습생 등에는 감액적용하는 등의 각종 제한규정도 철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주진우 민주노총 정책2국장은 “비정규직·미조직 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이나 고용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보호 밖에 존재하고 있는 현실에서 최저임금을 현실화하고 강화해 이들에게 최소한의 임금을 보장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은 이미 비정규직·미조직노동자 보호와 차별철폐를 선언한 만큼 다른 법·제도와 함께 최저임금제를 개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9일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최저임금제 개선방안’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에 나선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임명하게 된 최저임금심의위원회 공익위원의 중립성을 보장하고, 지역·산업별 임금실태를 반영해 지역별 심의위원회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저임금 수준 개선과 관련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되 최저임금 영향률, 직접임금비용, 최저임금 수혜자의 평균임금인상률, 생계비, 국제비교 등 각종 지표까지 비교검토한 결과 ‘평균임금의 50%’가 거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저임금을 해소하고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적정수준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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