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업체 한국게이츠의 경우

파업 대비해 해외지사 제품까지 반입

약속뒤집기·불성실교섭·노조탄압 국내자본 뺨쳐

한국게이츠노조(위원장 권구록)가 회사쪽의 노조탄압 및 해외물량공수에 맞서 5월15일 현재 간부 철야농성 57일째, 전면파업 33일째를 맞고 있다.

회사(사장 브라이언 코레스)는 자동차엔진 핵심부품인 타이밍벨트와 오토텐셔너를 완성 4사에 80%이상 독점공급하고 있다. 미국게이츠 자본이 한국의 주주인 평화산업한테서 경영권을 인수한 것은 지난해 4월. 코레스 사장은 지난해 5월 취임식에서 경영투명화, 이윤의 공정한 분배, 복지제일 등 장미빛 청사진을 내놨다.

88년 회사설립 이후 평화산업 경영 아래서의 온갖 거짓말과 착취가 좀 나아지려나 했다. 연간매출액 4백55억원(99년 기준),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7천만원, 사장 연봉이 3억원인데 월 기본급 45만원을 받아야 하는 말도 안되는 처지가 바뀌나 싶었다.

그러나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12월초 조회시간에 사장은 ‘임금복지수준을 평화산업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한마디로 취임 때의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이에 분개한 생산직과 사무직 노동자 1백34명(전체종업원 1백60명)이 노조를 결성했습니다.” 노조 이상춘 사무국장의 말이다.

미국게이츠의 노조무시와 탄압은 올해 임단협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21일 노조가 단협요구안을 낸 뒤 24차례 진행된 교섭에서 회사쪽은 전면적인 개악안을 들고 나오는 등 불성실교섭으로 일관했다. 임금요구안을 제출하기 위해 재무·회계 자료를 요구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또 부사장이 약속한 성과급을 외국인 사장이 부인하는 등 단협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속셈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 4월13일에는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게이츠쪽은 단체교섭이 시작된 2월초부터 캐나다 등 해외 생산기지에서 만든 제품을 공수할 준비를 해왔고, 전 품목의 공수가 이미 끝나 있었던 것이다. 노조탄압을 뛰어넘어 노조와해공작에 가까운 일이었다. 노조는 다음날인 14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노조 권구록 위원장은 “파업 뒤 지금까지의 원재료 손실액이 16억원에 이르는데 이 돈이면 임금을 1백% 올리고도 남는다”며 “해외자본의 의도는 노조탄압 및 노조 길들이기”라고 비난했다.

한편 회사쪽이 해외에서 들여온 제품의 경우 품질검증 없이 완성4사에서 조립되고 있어 국민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노조는 해외제품에 대한 정밀테스트를 벌이는 등 시민단체들과도 적극 연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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