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리]한미행정협정 개정 주객 바로잡는 것부터

-김 종 섭(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 사무국장)

SOFA를 개정해야할 가장 중요한 이유는 협정의 개정을 통해 50년동안 누려왔던 일방적, 시혜적 관계를 청산하고 상호동등한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다. 하지만 현재 SOFA협상의 국가간 입장은 이러한 요구에 배치된다.

SOFA개정을 놓고 외교통상부장관과 주한미대사의 발언에는 공통된 점이 존재한다. SOFA협상의 범위를 주한미군 피의자의 신병인도시기와 환경조항에 대한 신설에 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론의 표적이 되고 있는 신병인도 시기는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보이지 협상 범위에 대한 양국의 보이지 않는 합의는 국민적 여론과 개정의 필요성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SOFA는 그 모법인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전제로 하고 있다. 특히 “한미상호적 합의에 의하여 미합중국의 육군, 해군과 공군을 대한민국의 영토내와 그 부근에 배치하는 권리를 대한민국은 이를 허여하고 미합중국은 이를 수락한다”(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고 되어 있다. 허여와 수락 이라는 주객이 뒤바뀐 상황이 현 SOFA를 지탱해주는 주요한 원천이 되고 있다.

합리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가 주권이 의심되는 사대주의적 내용들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영구 무상 지원은 시설의 관리나 경호 등을 미국측에 넘겨줌으로써 사실상 주권적 위치를 상실하였다.

‘주둔군’ 협정에 어울리게 미군기지·시설이 미국의 소유권 개념에서 사용권 개념으로 협정의 내용이 개정되어야 한다. 이것이 임대계약의 체결일 것이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방위비 분담금의 적정성에도 영향을 미친다. 일본의 경우 국가가 지원하는 시설과 토지에 대해 방위비 분담금으로 책정하지만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시설과 토지에 대해서는 방위비 분담금 공식 통계에서 제외된다.

만약 이를 합산할 경우 우리나라의 방위비 분담금은 세계 최고치에 해당되는 것이다. 이 사실은 미국방부가 93년 제출한 ‘방위비 분담 보고서’에서도 시인했다. 이 조항의 개정이야말로 SOFA개정의 가늠자이다.

세관검사조항도 문제이다. 외국군이 들여오는 무기와 모든 물품에 대해 우리정부가 어떠한 통제권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무기에 대해서는 우리의 의사와 무관되게 사용됨으로써 막대한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그 내용과 양에 대한 한국정부의 감시가 필수적이며 이러한 것이 협정 내용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러한 논의가 국가간에 진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정부의 원칙적인 태도가 중요하다. 이번에도 국민의 ‘반미’ 감정을 이유로 수동적으로 대응한다면 동등한 한미관계는 더욱 요원해 질 것이다.

미국은 현 SOFA로 배타적 권리를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에 미온적일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정통성 없는 군사정부의 약점으로 미국에 대해 제대로 발언도 하지 못하고 굴욕적인 관계를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국민의 정부가 들어섰는데도 과거와 차별화된 입장을 보이지 못한다면 정부의 외교적 원칙을 의심받을 수 밖에 없다. 개정협상의 보편적 원칙은 상호성, 호혜성, 평등성, 주권회복일 것이다.

협상을 재개한다고 한 것이 작년 10월 부터이다. 지난 3월양국의 국방장관이 공식적으로 4월말 재개를 선언하였지만 미국측이 준비부족을 이유로 5월로 연기했고 또다시 6월로 연기한다고 한다.

어렵게 협상이 재개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한 것은 협정의 근본적인 개정이고 국민적 힘이 없이는 이러한 불평등한 협정의 개정도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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