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단체, 1급 여성장애우 유모씨 15년 구형에 거세게 반발

◇법원 집유5년 선고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해 살해범이 된 두 명의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범죄에 대한 검찰의 엇갈린 처분이 말썽이 되고 있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군포여성의전화 등 9개 여성단체들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을 갖고 폭행과 변태적 성행위를 강요하던 남편살해 사건으로 수감중이던 신모씨에게는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린 검찰이 뇌성마비 1급 장애인으로 폭력을 견디다 못해 남편을 살해한 유모씨(39)에겐 일반 살해범과 비슷한 15년형을 구형한 것은 편파적이라며 유씨 구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여성단체들은 이날 성명에서 “뇌성마비 1급지체장애인으로 거동마저 불편한 유씨가 생명의 위협을 느낀 상황을 벗어나려 우발적으로 저지른 살인사건을 일반 살인사건과 같은 수준으로 구형을 내린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검찰이 유씨가 처한 특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신씨 뿐 아니라 그 동안 판례를 보더라도 가정폭력 남편살해 여성이 3년 정도의 형을 선고받는 것이 일반적인데 검찰이 15년을 구형했다는 것은 가정폭력에 따른 심리적·정신적·육체적 고통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결정”이라며 유씨의 정당방위는 무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이예자 대표는 “유씨의 사건은 결코 개인적 차원의 우발적 남편 살해사건이 아니다”며 “장애우에 대한 사회복지체계와 가정폭력 지원체계가 미흡한 현실이 빚어 낸 결과”라며 검찰의 각성과 재결정을 촉구했다.

이대표는 또 “여성장애인이 받는 부당한 대우를 사회적으로 당연시 여기는 것이 더 문제”라며 “일반 여성에 대한 가정폭력은 범죄라고 인식하면서 여성장애인의 경우 그렇지 않다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고 여성장애우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요구했다.

군포여성민우회 대표인 한혜규씨는 “몇 번씩 신고가 들어가 경찰이 출동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가정폭력방지법의 맹점”이라며 “여성의 진술과 결정에만 의지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판단에 의해 처벌할 수 있는 강제력을 지닌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수원지법은 지난 26일 검찰의 15년 징역구형을 받은 유씨 선고공판에서 유씨에 대해 징역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법원의 판결로 검찰의 처분이 편파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으나 이에 무죄석방을 위해 노력해 온 공대위는 “유씨의 정당방위에 대해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경희 기자 kimkh@kngo.net>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