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정말 어렵다, 그래도 한다”
잠정합의 하고도, 법정관리지만, 직권중재 기다려도…
처한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총파업을 준비하는 노조도 적지 않다.
구미 KB스틸노조(위원장 강영수)는 지난해 10월 결성돼 지난 4월말 근속년수별 6∼13% 임금인상안에 잠정합의한 상태다. 노조는 그러나 전체노동자의 이해와 요구가 걸린 민주노총과 금속산업연맹의 투쟁에 함께하기 위해 5월31일 총력투쟁을 벌인 뒤 민주노총 총파업이 끝나면 타결하기로 결정했다.
통일중공업노조(위원장 신천섭)는 법정관리 상태임에도 민주노총 투쟁일정에 따라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 31일 파업돌입 등 총파업에 합류하기로 했다.
광주지역금속노조(위원장 국강현)는 5월8일 총회에서 ‘일정분회(분회장 김광민) 총파업 선언 및 2000년 임단협 승리’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이는 등 분회별 현안과 임단협을 묶어 민주노총 총파업에 결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찬반투표에는 전체 1백93명 중 1백21명이 참가해 1백7명(88%)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결의했다.
도시가스, 전기, 온수를 공급한다는 이유로 직권중재 사업장에 묶인 서울에너지노조(위원장 이광원·조합원 1백80명)와 서울도시가스노조(위원장 박철암·조합원 2백70명)는 5월22일 합동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투쟁채비에 들어갔다. 두 노조 모두 80년 사북사태를 불러온 대성탄좌를 모태로 한 대성그룹 계열로 동종업체보다 임금은 턱없이 낮다. 게다가 노조탈퇴 종용에, 여성조합원들은 공공연히 차별을 받아 올해 파업을 벼르고 있다. 서울에너지노조는 5월23일, 서울도시가스는 24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 뒤 29일부터 비대위 밤샘농성, 31일 조합원 합동총회, 6월1일 전면파업을 벌일 계획이다.
자동차운전전문학원은 대개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워낙 장시간노동인데다 저임금에 시달려 임금요구가 높지만 20명 안팎의 규모다 보니 투쟁이 힘들다. 이런 가운데서 부천의 유한자동차운전학원노조(위원장 김종근)는 결성 직후 회사가 간부 3명을 해고하자 조정신청을 내고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일산의 일산자동차운전전문학원노조(위원장 방경연)는 지난 5월2일부터 5일 동안 파업을 벌인 끝에 잠정합의를 끌어냈으나 회사쪽이 이를 뒤집는 바람에 재파업을 준비중이다. 송탄의 대성자동차운전전문학원노조(위원장 김철원)는 회사쪽이 노조 자체를 인정하지 않아 5월16일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파업권이 없는 전교조(위원장 이부영)도 사실상 파업에 준하는 투쟁에 들어간다. 교육부가 지난 16일 열린 3차 본교섭에서 교사처우개선, 교육정책협의회 구성을 골자로 하는 요구안을 전면 거부하면서 8개월을 끌어오던 교섭이 사실상 깨졌기 때문이다. 전교조는 이에 따라 지난 15일 전국 4천6백90개 분회장 선언을 시작으로 17일 광화문 정부청사 앞에서 시도지부장 밤샘농성을 벌였다. 전교조는 이어 24일부터 위원장단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뒤 28일 단체교섭 승리를 위한 전국교사대회를 열고 내달 1일부터는 중집위원들이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사상 최초로 정부와 단체협약을 맺기 위해 지난 10년간의 합법화투쟁에 못지 않는 투쟁을 벌이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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