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

사회현안으로 급부상…근로자파견제 놓고 공방예상

지난해 말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선 것이 알려지면서 고용유연화와 비정규직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따라 임시, 일용, 파견, 용역, 계약, 사내하청, 위탁계약 등 유사노동자 등을 포괄하는 비정규 노동자의 차별철폐와 조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인식돼 왔다.

또 근로자파견제가 7월1일로 시행 2년을 맞으면서 외국자본을 비롯한 재계가 파견기간 연장, 파견범위 확대 등 근로자파견법 개악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한나라당은 일찌감치 ‘파견기간 1년 연장’을 총선공약으로 내세운바 있다. 이처럼 근로자파견법을 개악하려는 이유는 현행법상 사용자가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연속 고용하려면 정규직으로 고용하도록 한 법조항 때문이다. 현재 노동부에 등록된 파견업체에 고용된 노동자 중 7월1일로 계약기간 2년이 만료되는 노동자만 8천5백명에 이른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 △비정규직 정규직화 및 차별철폐 △근로자파견법 철폐 △영세사업장 근로기준법 준수 및 부당노동행위 기업주 엄벌 △여성노동자 차별철폐 △노동시장유연화 정책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심동진 민주노총 조직2부장은 “올해 상반기에는 지역본부와 연맹에 담당자를 두거나 상담센터 혹은 특위를 설치해 조직내 문제의식을 확산시킨 뒤 하반기에는 교육·수련회를 통해 조합원 설득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에는 전면적인 규약과 단협 개정을 통해 기존 노조가 광범위하게 비정규 노동자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비정규직 노조 조직화와 집중적인 투쟁지원도 함께 이루어진다.

민주노총은 또 사회여론화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지난 3월31일 열린 ‘비정규 노동자 차별 철폐 및 조직화 방안’ 정책토론회를 시작으로 5월부터는 전국동시다발로 대국민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차츰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이 벌이고 있는 비정규직 조직을 위한 모금운동에 5월16일 현재 3천5백만원이 걷혔고, 울산, 광주, 경기본부 등에는 비정규직 담당자가 선임되거나 특위가 만들어졌다. 지난해 재능교사노조, 전국애니메이션노조에 이어 올해 용역노동자로 이뤄진 서울대시설관리노조가 파업투쟁을 벌이고 있고, 한국통신 계약직노조, 명월관노조 등 비정규직 노조가 잇달아 설립됐다. 이랜드노조에는 비정규직 분회가 결성돼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또 한국후지쯔, 한국내장, 한국우주항공, 제주크라운프라자호텔노조 등이 투쟁을 통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들은 민주노총 총파업시기에 맞춰 6월3일 전국 비정규·영세사업장, 여성노동자대회를 열어 ‘비정규 노동자 생존권 쟁취를 위한 지역 대책회의’ 결성을 알리고 대정부투쟁을 선포한다. 이에 따라 16대 국회개원과 맞물려 용역노동자 등 비정규 노동자의 생존권 보호와 근로자파견법 철폐 등 비정규직의 노동권 보호는 전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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