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나선다, 총파업

“일손 놓고 거리에서 만나자”…4일 대학로 총집결

마침내 총파업 깃발이 올랐다. 올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 방침을 확정한지 정확히 1백34일째 되는 31일, 민주노총이 이를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정부와 자본은 전체 노동자의 염원이 담긴 민주노총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니 교섭제의 마저 끝내 외면함으로써 사실상 노동자들을 총파업으로 내몰았다. 이제 다른 선택은 없다. 그래서 이 총파업은 정당하다.

총파업은 이보다 앞선 29일부터 시동을 건다.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은 이날 총연맹의 지침에 따라 비상체제로 전환, 밤샘농성에 들어간다.

민주노총은 30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총파업돌입을 공식 선언한다. 비슷한 시각, 민주노동당(대표 권영길)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민주노총 총파업에 대한 지지의사를 밝힌다. 민주노총은 이어 ‘총파업투쟁본부’ 상황실회의를 소집해 총파업 세부전술을 확정한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통신노조(위원장 이동걸) 조합원 1천여명이 회사쪽의 일방적인 7천명 감원방침에 항의하는 선도투쟁을 명동성당에 벌인다. 저녁에는 이번 총파업의 핵심부대인 축협중앙회·전국축협노조 조합원들이 명동성당으로 속속 모여든다. 내년 축산업개방을 앞두고 축협을 없애려는 정부의 반농정책에 1년 넘게 맞서온 이들이 전국 1백92개 사업장에서 상경해 파업전야를 밝히는 것이다.

31일 오전 9시. 파업이 시작된다. 일손을 놓은 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다. 종로에서 명동까지 서울 중심부는 노동자들의 성난 함성으로 뒤덮힌다. 이날 오후 2시 민주노총은 종묘공원에서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 연 뒤 명동성당까지 행진을 벌이며, 투쟁의 정당성과 노동자의 요구를 서울시민에게 알린다. 이에 앞서 건설산업연맹(위원장 이용식) 조합원 3천여명은 같은 장소에서 정오부터 건설노동자 총파업 집회를 갖는다. 전국 주요도시에서도 지역별 총파업 집회가 열린다.

총파업 이틀째인 6월1일. 조합원들은 산별연맹별로 집회를 가진 뒤 오후6시 명동성당으로 모인다. 공공연맹(위원장 김연환)은 이날 3천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기획예산처 앞에서 집회를 연다. 전교조 소속 중집위원들은 지난 23일부터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노숙단식 중인 이부영 위원장의 뒤를 이어 단식에 합류한다.

총파업 사흘째인 6월2일에도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연맹별로 집회에 이어 오후6시 명동성당에 모여 마무리집회를 갖는다.

6월3일에는 KBS노조(위원장 현상윤)가 총파업에 가세한다. 지난해 2천억이 넘는 흑자를 내고도 3%임금인상을 고수하고 있는 공사쪽에 조합원들의 분노가 쏟아진다. 이날 전국의 조합원들은 서울로 올라온다. 오후3시 서울역에서 집회를 가진 뒤 명동성당까지 행진해 오후6시부터 총파업 문화제를 연다. 문화제를 마친 조합원들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지하보도에서 노숙투쟁을 벌인다.

6월4일 일요일. 오후2부터 대학로에서 총파업 승리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이어 명동까지 이르는 서울 도심이 다시 한 번 노동자 물결을 이루게 된다. 이에 앞선 오후1시부터는 1만명을 넘는 한국통신노조 조합원들이 서울로 모여 강제적인 구조조정을 반대하며 총파업 결의대회를 갖는다.

이로써 총파업 초반국면은 마무리된다. 그러나 그것이 투쟁종료를 의미하는 건 아니다. 민주노총 중앙집행위가 마련한 6월5일 이후의 총파업방침에 따라 투쟁은 계속된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