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에게 드리는 글
가자! 투쟁의 깃발 높이들고, 총파업전선으로!
총파업 투쟁에 나선 자랑스런 60만 조합원 동지들에게 무한한 존경과 격려의 인사를 올립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2000년 노동의 시대를 열어갈 총파업의 깃발이 높이 올랐습니다. 지난 20세기는 일제의 강점으로 민족의 수난과 고통, 자본의 억압과 착취, 외세에 의한 전쟁과 반민주적인 독재로 얼룩진 고통과 치욕의 한 세기였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21세기는 초국적자본의 세계지배전략인 신자유주의가 세계 민중들을 고통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97년 이후 우리를 짓누른 IMF체제는 ‘모든 노동자는 자본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의 냉혹한 논리를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그것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은 무엇이었습니까? 바로 ‘투쟁 없이 생존은 없다’는 것입니다.
이 나라는 이미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에 휘말려 떠내려가고 있습니다. 초국적자본의 요구는 더욱 거세어지고 있습니다. 김대중정권은 민족적 자존심도,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도 포기한 채 맥없이 무너져내리고 말았습니다.
이제 파탄일로로 치닫는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고, ‘인간을 위한 노동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해 떨쳐 일어나야 합니다. 민주노총의 깃발을 높이 들고 총파업 투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동지 여러분!
IMF 2년반, 우리의 생활은 어떠했습니까? 하루아침에 직장에서 쫓겨나 거리를 방황하며 실업의 고통에 노동자들은 죽어갔습니다. 임금이 삭감되고 상여금을 반납당하고, 단체협약마저 휴지조각으로 변해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의 터널을 걸어 왔습니다. 더 이상 양보해서도 안되고 양보할 것도 없습니다. 이제는 투쟁으로 되찾아야 합니다.
40시간노동제, 주5일근무제는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세계 최고수준의 장시간 노동, 세계8위의 산재왕국, 장시간노동으로 인한 질병과 과로사. 이 땅의 노동자들은 희망에 찬 내일을 꿈꾸며 살고 있는 게 아니라 파멸의 늪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우리를 묶고 있는 죽음과 파멸의 사슬을 이젠 끊어야 합니다.
이 땅의 노동자들은 일할 수 있는 자유와 권리마저 박탈당하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노동자들이 계약직, 임시직 등의 형태로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불안정한 상태에 놓여 있고, 천3백만 노동자의 절대다수가 임금과 노동조건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철저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노동자간의 경쟁과 갈등, 반목을 조장해 정규직의 고용마저 불안정한 상태로 내몰려 혈안이 되어있습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철폐를 우리의 힘으로 쟁취해야 합니다.
우리의 알짜배기 기업이 속속 외국의 초국적자본으로 넘어가고 있고, 노동자들은 이중의 착취 속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미 초국적자본이 우리경제의 23%이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대우, 쌍용자동차를 외국에 넘기려하고 있습니다. 이는 곧이어 자동차산업의 몰락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한전, 철도, 한국중공업, 국공립병원 등을 민영화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는 필연적으로 자립경제 토대의 몰락, 정리해고와 고용불안을 불러 노동자 민중을 고통의 늪으로 떠밀 것입니다. 더 이상 망설이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투쟁으로 총노동의 전선을 굳건하게 세웠을 때만이 막을 수 있습니다.
조합원 동지 여러분!
정부는 금융산업, 공공부문, 기업 등에 대한 2단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것은 무엇을 뜻합니까? 바로 기업의 해외매각과 공기업 민영화, 노동시장유연화 정책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미 물밑 작업이 상당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남북정상회담이 끝나면 다시 한번 거센 회오리바람이 몰아칠 것입니다. 다시 한번 노동자들에게 순종과 굴종 속에서 벼랑끝 생존을 강요할 것입니다. 거부해야 합니다. 단호히 거부하고 나서야 합니다. 그리고 투쟁해야 합니다.
총파업 깃발은 올랐습니다. 찬란한 투쟁의 역사로 빛나는 민주노총의 깃발을 움켜쥐고 60만 조합원이 하나되어 투쟁의 전선으로 달려나갑시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반드시 승리할 수 있습니다.
2000년 5월 31일
민주노총 위원장 단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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