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사용자들의 ‘스피커’인가
‘주5일’과 임금삭감·휴일축소 연계 뜻…국민여론 외면
정부가 전국민의 여론을 외면한 채 ‘노동시간단축에 임금삭감이나 휴일축소문제를 연계시킨다’는 재계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
최선정 노동부장관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계 최대현안인 노동시간단축과 관련해 “올해 안에 노사정위원회 근로시간단축특위에서 합의안을 도출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민주노총에 ‘총파업을 자제하라’고 말했다.
최장관은 이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임금·휴일·휴가제도의 개선방안을 포괄적으로 묶어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해 다수 국민이 지지하는 ‘임금삭감이나 노동조건 저하가 없는 노동시간단축’을 외면했다. 최장관은 또 “구조조정은 경제의 체질강화와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정리해고 중심의 4대부문 구조조정을 지속할 뜻을 내비쳤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같은 날 성명을 내 “총파업에 들어갈 이유가 단 한가지도 해결되지 않았으며, 오늘 장관 발표를 보니 총파업을 벌이지 않고는 주5일근무제 도입이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도대체 최장관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혹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이러한 ‘조삼모사’에 속을 거라고 오판하고 있는 건가. 그게 아니면 이 정도 발표로 열화와 같은 국민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도 저도 아니라면 이미 산송장과 같은 노사정위와 함께 노동부도 기능을 정지해 버렸는가. 이른바 ‘국민의 정부’가 전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유독 재계만을 싸고도는 이유가 뭔가.
민주노총은 그동안 각 부처장관을 면담하면서 ‘노사정위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어왔지만 인내를 갖고 정부의 전향적인 자세변화를 촉구해왔다. 청와대가 이미 각 부처장관에게 ‘모든 것을 노사정위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지침을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전국민의 열망을 전달하기 위해 발이 닳도록 뛰었다.
한편 민주당은 대통령 면담을 주선해달라는 민주노총의 요청에 대해 지난 23일 “노사정위에서 논의할 사항”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정부가 입장을 바꾸고 민주노총과의 면담에 나서라. 그것만이 정부도 살고 국민도 사는 길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