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조작작물(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에 반대하는 녹색 엔지오들의 연대기구가 떴다. 지난달 닻을 올린 `유전자조작식품반대 생명운동연대’. 전농, 한살림, 주부생협 등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체계를 추구하는 단체들이 중심이 된 생명연대는 유전자조작작물에 담긴 다국적자본의 농업지배전략과 그것이 초래할 생물학적 재앙을 막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준비중이다.

생명연대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유전자조작작물의 문제점에 대한 대국민홍보다. 환경단체는 물론 정부까지 나서서 유전자조작작물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강력한 규제조치를 속속 마련하는 일부 선진과 달리 우리는 일부 환경관련 단체 외에는 대다수 국민들이 이 문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생명연대는 이를 위해 하반기 배포를 목표로 대국민 홍보용 팜플렛 및 안내책자의 제작에 들어갔으며 참여단체별 또는 생명연대 차원의 캠페인과 서명운동도 준비중이다. 서울에서만 회원가구가 2만에 달하는 한살림을 비롯해 전국적 각지에 활동중인 생활협동조합에다 농민회까지 참여하는 생명연대이니만큼 반대의 물결은 생각보다 빨리 파고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생명연대는 이와 함께 국내에 유통되는 농산물과 식품에 대한 유전자조작 여부에 대한 조사사업도 추진중이다. 생명연대는 우리나라가 유전자조작작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어 유전자조작농산물의 대표적 작물인 콩의 경우 국내 자급률이 99년 기준으로 25%에 불과한 상황에서 수입콩의 `순결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허남혁 생명연대 간사는 “국내에 유통중인 모든 콩을 조사해 볼 수는 없지만 허술한 검역체계를 생각할 때 국민들의 밥상에 오르는 각종 작물과 가공식품이 100%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유전자조작식품에 대한 철저한 규제와 관리감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값싸고 안전한 농산물이라는 다국적기업의 주장에 대해서도 베트남전에서 위력을 떨쳤던 고엽제, 큰 가슴을 원하는 여성들의 복음이었던 실리콘젤, 해충과의 전쟁에서 농부들의 강력한 지원군이었던 살충제 디디티(DDT)등을 예로 들며 당시 생산기업은 물론 정부도 승인한, `안전한’ 물질이 초래한 무서운 결과를 보라고 생명연대는 반박한다.

이와 함께 생명연대는 안전한 먹거리를 선택할 소비자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콩, 콩나물, 옥수수 등 24개 품목에 대해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를 시행하겠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유전자조작식품 표시제 시안에 대해 표시대상을 유전자조작된 모든 품목들로 확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생명연대가 이 운동을 통해 이루려는 궁극적인 목표는 지속가능한 농업체계의 보존이다. 이는 유전자조작작물 문제가 지속가능한 농업체계를 파괴함으로써 세계농업을 지배하려는 초국적농업자본의 이윤동기에서 시작됐지만 그것이 초래할 결과는 생물다양성의 파괴에 따른 식량위기를 넘어서는 생물학적 재앙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전자조작작물에 맞서싸우는 것은 농민들의 생존권을 보장하고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나아가 생태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인류의 생존을 위한 싸움입니다” 생명연대 권기근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권복기 기자bokk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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