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직공장 ㈜대원…피해자 60% 산업체 부설학교 여학생

낮에 방직공장에서 일하고 밤에 산업체 부설 고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회사 간부로부터 상습적인 성추행을 당했다며 무더기로 고소장을 냈다.

충북 청주시 ㈜대원(대표 전영우)의 생산직 여성 노동자 66명은 7일 이 회사 ㅈ공장장과 ㄱ과장을 성추행 및 성희롱 혐의(성폭력특별법 위반)로 청주 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는 성폭력특별법이 생긴 뒤 단일 사건 피해자 규모로는 최대이며, 이들 가운데 60%가 산업체 부설학교인 ㄷ여상 학생들이다.

이들은 소장에서 “ㅈ공장장과 ㄱ과장이 소지품 검사를 한다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담배를 피는지 검사한다며 화장실 문을 갑자기 여는 등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엉덩이를 만지거나 가슴을 찌르는 행위는 다반사였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다.

서부서는 이날부터 조사계 직원을 모두 투입해 고소인 조사를 시작했다. 피고소인들은 혐의 내용을 부인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 회사 여성 노동자 11명이 지난달 31일 공장장 등을 같은 혐의로 고소해 고소인은 모두 77명으로 늘어났다. 청주지방노동사무소는 성추행 혐의가 인정된다며 같은 날 회사에 관련자 징계를 요청하는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 피해실태

여직원 3명중 1명 ‘엉큼한 손’ 시달려

"잘리기 싫어 참았지만 수치스러웠다"

㈜대원은 대농과 함께 청주산업단지 안에 있는 대표적인 방직공장이다. 84년에 생겨 한때는 직원이 500여명에 달했으나 지금은 300여명이며 이중 200여명이 여성이다. 여성 노동자 가운데 70여명은 낮에 일하고 밤에 산업체 부설 고교에 다니는 여고생들이다.

이 회사 일부 간부들의 성추행과 성희롱은 지난달 중순 노조(위원장 윤정용·50)가 회사의 노조 탄압에 대처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벌이는 과정에서 드러났다.(한겨레 5월23일치 18면)

지난달 말 고소장을 낸 11명을 포함하면 피해자는 이 회사 여성 노동자의 3분의 1인 77명에 달한다. 피해자의 60%는 나이어린 여학생들이었다.

이들이 고소장에서 밝힌 피해내용도 다양하고 상습적이다.

음담패설은 물론 작업중인 여성 노동자를 갑자기 뒤에서 껴안아 가슴을 만졌다고 한다. 담배를 피는지 소지품 검사를 한다며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어 특정부위를 만지는 경우도 있었다는 것이 고소인들의 주장이다.

화장실 문을 갑자기 열어 소변보는 모습을 본 뒤 “너 담배 피고 있었지”라는 말로 얼버무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엉덩이와 허벅지를 만지거나 얼굴을 부비는 것은 예사였다는 것이 이들의 증언이다. 일부 여학생들은 고소장에서 “잘리기 싫어 참았지만 그동안 너무 수치스러웠다”며 “가해자를 살려두면 내가 정신분열증으로 죽을 지경이니 가해자를 꼭 `죽여달라’”고 고통스런 심경을 표현했다.

실제 성추행 주장은 청주지방노동사무소의 간부직원 면담 조사에서도 일부 사실로 드러나 노동사무소는 이 회사에 공장장 등 관련자 징계를 요청하고 서부서에 조사 내용을 통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경찰 조사가 큰 진전이 없자 모든 피해자가 이날 각각 고소장을 내기에 이르렀다. 이들은 경찰의 신속한 조사를 촉구하기 위해 9일부터 15일까지 서부서 정문에서 매일 집회를 열 예정이다.

청주 성폭력상담소 이숙애(41) 소장은 “대원 노동자들의 피해 내용은 직장내 성희롱(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을 넘어 성폭력특별법 11조(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를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주/황순구 기자hsg15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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