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독점금지법 위반 소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미국 연방지법 토머스 잭슨 판사는 행정부의 기소장 내용을 충실하게 암송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난 7일 그가 MS를 두개로 분할하여 약화시키려는 조엘 클라인 법무차관보의 계획을 승인한 것은 예견된 것이다.

또 MS는 진정한 경쟁상대가 없는 독점기업이라고 하지만 행정부가 내놓은 적절한 반독점 ‘처방책’이란 것이 막강한 경쟁기업 중역들의 자문을 받아들여 작성됐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잭슨 판사와 클라인 차관보가 애써 꾸며낸 처방책은 MS의 경쟁사들에게 위안이 될 수는 있어도 연방항소법원 판사들을 즐겁게 할 가능성은 아주 작다. 그 이유는 클라인-잭슨 처방책이 이 사건의 1심 판결 내용과 논리적 연관성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재판과정에서 10여개 기업의 중역들은 MS 때문에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고 검사들은 ‘광범한 반경쟁적 행위’가 있었다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다. 그렇지만 한바탕 소동이 지나고 난 후 잭슨 판사는 MS가 오직 두가지 타사 소프트웨어 제품, 즉 넷스케이프의 웹 브라우저와 선 마이크로시스템스의 자바기술에 방해가 된 혐의를 찾아냈을 뿐이다.

MS를 두개로 분할하는 ‘구조적 처방’ 지지자들은 특정행위를 금지하는 ‘행위 처방’보다는 덜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행정부가 행위규제와 구조적 처방 두가지 모두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특히 항소심에서 MS분할 계획안이 거부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구조적 처방은 앞으로 10년간 MS를 압박하게 될 행위처방, 즉 각종 규제 판결을 호도하기 위한 책략이 아닌가 의심스럽다.

이 행위처방에는 컴퓨터 메이커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만큼 무수한 윈도 변형을 만들 수 있게 하고 또 컴퓨터 화면에 윈도 아이콘을 남겨두기만 하면 다른 운영체제를 자동적으로 부팅하면서도 그것을 윈도라고 부를 수 있게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것은 윈도 상표권의 소유권을 모호하게 만드는 조치다.

이 규제는 또 MS의 차별적인 윈도 사용허가와 배타적 계약을 막기 위해 라이벌 업체들에게 윈도의 모든 상업적 비밀 파악의 ‘안내’역을 해주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처방의 문제점은 잭슨 판사의 판결문에서 지적된 MS의 구체적 범법사실과 아무런 합리적 연관성이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MS는 배타적 계약 혐의에서 무죄인 것으로 밝혀졌고 단지 공짜 브라우저를 윈도에 포함시키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에게 한층 빠른 자바 프로그램을 제공한 점만 유죄로 인정됐다. 빌 게이츠의 말처럼 MS는 ‘경쟁적 혁신’의 죄를 범한 것이다.

행정부의 MS 분할안은 법적 책임과 한층 더 무관하다. MS의 손발을 장기간 묶어두고 유능한 인재들의 대거 이탈을 초래하게 될 분할안은 잭슨 판사가 지적한 MS의 부당행위 중 단 하나도 시정할 수 없고 또 합법적으로 획득한 윈도의 독점상태도 완화시킬 수 없다. 클라인 차관보는 MS분할이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행정부가 주장하는 MS의 위법행위와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소유권을 윈도와는 별도의 응용 소프트웨어 회사로 넘기겠다는 행정부의 계획도 흥미롭다. 그럴 경우 윈도에 삽인된 브라우저를 다시 개량하려면 응용 소프트웨어 회사나 넷스케이프-AOL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만 한다.

그리고 윈도에 첨부되는 이러한 모든 개량 프로그램은 별도로 가격을 부과해야 하므로 컴퓨터 메이커들의 윈도 설치비용을 높이게 된다. 이러한 규제는 넷스케이프와 같은 라이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MS 처방은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이다.

<앨런 레널즈<허드슨연구소 경제조사부장>, 워싱턴 타임스/정리=권화섭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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