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한겨레 보도 갈등조짐
타 언론은 보도 포기
베트남전 양민학살 보도를 두고 언론사간에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은 두가지 측면. 한겨레와 MBC간에 벌어지고 있는 김기태씨 증언을 둘러싼 진위여부가 한 축이라면 또 다른 축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언론의 보도태도.
후자의 경우 엄밀한 의미에서 논란이기보다는 언론의 침묵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주를 이룬다. 그동안 베트남 양민 학살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뤄온 한겨레신문은 지난달 29일 MBC에서 방영된 베트남전 2부작이 결과적으로 한겨레신문이 오보를 낸 것처럼 시청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MBC는 베트남전 2부작 중 2부 ‘희생’에서 그동안 양민학살 관련 보도에 있어 결정적 증언을 했던 김기태씨를 인터뷰하면서 한겨레측이 보도한 한국군의 양민학살 부분이 ‘실수’로 인해 야기된 결과라는 내용을 내보냈다. 한겨레측의 보도를 뒤집는 내용인 것이다.
한겨레21의 고경태 기자는 “양민학살과 관련 한겨레측이 보도한 지금까지의 내용이 왜곡되고 과장된 것처럼 인식될 수 있는 측면이 많다”며 “한겨레측에 대한 확인취재 없이 이같은 프로그램을 내보낸 것은 분명 잘못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MBC 교양제작국 최우철 차장은 “베트남전 2부작이 의도하고자 한 것은 진실규명보다는 양민학살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논란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트남 양민 학살 부분에 대한 언론의 보도태도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MBC 교양제작국의 한 PD는 “언론의 보편적 인권의식 결핍과 국익에 대한 판단기준의 차이”가 가장 큰 요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즉 한국군의 죄악상을 공개하는 것이 국익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런 기준은 지나치게 이중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이 우리가 피해자인 사안에 대해서는 언론이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정작 우리가 가해자일 수 있는 양민학살 부분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진정한 국익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양민학살에 대한 진상규명이 간단치 않다는 점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지만 이는 한겨레의 지속적인 보도에 비춰볼 때 설득력이 약하다. 오히려 한겨레측의 문제제기를 타 언론사들이 무시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줄 정도의 언론의 무관심이 더 문제라는 지적.
베트남전에 대한 성격규명에 있어 아직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결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자유베트남을 공산화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지금까지 주류 시각이지만 다른 일각에선 베트남 민족해방전쟁으로 보는 관점도 존재하기 때문. 언론이 이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보도를 꺼린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6일 방영될 예정인 MBC <100분 토론>은 주목할 만하다. 진행자가 유시민씨로 교체돼 새로 출발하는 100분 토론은 첫 주제로 ‘베트남전 –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다룬다. 이 자리에는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를 비롯 월남전 초대 사령관을 지냈던 채명신씨,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 군사평론가 지만원씨, 구수정 한겨레21 통신원이 나와 베트남전의 가해자이자 피해자인 우리에게 베트남전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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