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의 호주제 폐지운동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3개 단체는 호주제를 지탱하는 현행 호적법 민법 관련조항의 위헌여부를 묻는 신청을 빠르면 내달중 헌법재판소에 낼 계획이다.
상담소 관계자는 12일 “호주제 피해자들이 헌재에 헌법소원을 내거나, 가정법원을 통해 헌재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는 두 가지 방법을 모두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세 단체는 이를 위해 7월말까지 전화, 인터넷 e-메일을 통해 호주제 피혜사례를 집중적으로 수집한다.
관계자는 “호주제 피해사례는 남성 우선의 호주승계순위 등 7가지 정도로 압축된다”며 “어떤 사건으로 위헌신청을 낼지는 접수후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호주제 캠페인은 호주제가 한국의 가부장제와 일본 제국주의의 잔재로 여성인권을 침해하고, 남아선호의식을 조장하며, 사회와 가정의 일상사에서 여성을 남성에게 법적으로 종속시킨다는 여성단체의 시각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법무부 토론회에서도 확인됐듯 “호주제는 전통적 민족문화이고 전국민의 가족생활을 유지하는 실질적 헌법질서”라는 존치론이 만만치 않은데다 폐지론에 대한 유림의 반대가 거세 여성계의 움직임은 사회적으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세 단체는 시민단체까지 동참시킨 `호주제 폐지를 위한 시민연대’를 내달중 발족할 예정이다.
현재 열려있는 호주제 피해신고창구는 가정법률상담소 ☎ 02-784-3427, anti-hoju@lawhome.or.kr, 여성단체연합 ☎02-2273-5442, no-hoju@women21.or.kr, 여성단체협의회 ☎02-794-4560, kncw@chollian.net이다.
[관련기사]
<호주제 폐지위한 ‘호주제운동본부’ 사이트 개설> (뉴스보이)
한국가정법률상담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여성단체협의회·호주제폐지를위한시민의 모임 등은 최근 여성의 인권과 민주적 시민권을 가로막는 호주제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월 30일 ‘호주제폐지 운동본부’ 사이트(no-hoju.women21.or.kr)를 개설했다.
운동본부측에 따르면, 지난 90년 가족법 개정 이후 지금까지 잔존해 있는 호주제도는 모든 가정마다 아들을 낳아야만 가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남아선호의식과 가부장의식을 부추겨 왔으며, 그 결과 1년에 3만명에 달하는 여아낙태 및 성비불균형을 초래해 왔다.
이에 운동본부는 호주를 중심으로 모든 가족의 출생·혼인·사망 등의 신분관계를 표시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호주를 없애고 결혼한 부부와 그 미혼자녀로 구성된 2대의 가족관계를 기록하는 새로운 신분증명제도, 기본가족별 편제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단순 운동 차원이 아닌 전국민의 의식개선사업으로 도모하기 위해 운동본부 사이트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운동본부는 현행 호주제도로부터 피해를 입은 성차별적 사례에 대해 위헌소송을 전개할 것이며, 가두서명과 사이버서명을 포함한 범국민 서명운동을 거쳐 9월 중 개정청원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민주적이고 평등한 가족관계를 수립하고 남성중심의 제사와 명절문화가 개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운동본부가 주장하는 호주제도 폐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호주제도는 혼인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여성이 남편의 호적에 입적을 해야 하고 자녀는 아버지의 성을 의무적으로 따라야 하는 등 부계혈통만을 인정하고 있다.
2. 현행 호주제도는 아들(손자)-미혼인 딸-처-어머니 순으로 승계순위를 정하고 있어 3살짜리 손자가 60이 넘은 할머니와 집안의 실질적 가장인 엄마의 호주가 되는 등 가족질서에도 맞지 않는 비현실적인 제도이다.
3. 이혼시 여성은 친가복적 또는 일가창립(호적 창설)을 할 수 있으나 그 자녀는 남편의 호적에 남아야 하기 때문에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음에도 주민등록상에는 동거인으로 기록되는 등 현대사회의 다양해진 가족의 현실을 담아내지 못하는 시대착오적인 제도이다.
4. 여성이 혼인 외 자녀와 호적을 함께 하고자 할 때는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아내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은데, 이러한 법규정은 부부의 평등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남편이 동의를 하지 않을 경우 그 자녀가 입적할 호적이 없어 아동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5. 현행 호주제도는 90년 3차 민법개정 이후 호주상속이 호주승계로 바뀌었고, 심지어 호주승계를 거부할 수도 있다. 이렇듯 호주제도는 이름만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들이 우선적으로 호주가 될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혼인과 가족생활에서 개인의 존엄과 남녀평등을 보장한다’는 헌법제36조 1항의 정신에 위배됨과 동시에 유엔여성차별협약 제16조의 ‘가족 성씨 선택의 자유권’에도 위배되어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는 제도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