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와 그 주변 정세에 뚜렷한 변화가 감지되면서, 미국 언론들이 주한미군에 대해 부쩍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언론들은 북한의 위협 감소와 중국의 민족주의 고조 등 새로운 변수들을 지적하며, 주한미군의 변화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9일 국제문제 칼럼니스트인 짐 만이 기고한 칼럼을 통해 주한미군의 존재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짐만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남한을 지키는 데 미군이 필요하지 않다면 미군이 남한에 주둔할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미 행정부 안에선 이미 아시아 주둔 미군의 역할 변화와 감축 방안을 놓고 물밑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임스 릴리 전 주한 미대사의 말을 인용해 “2차대전과 한국전, 베트남전의 부산물인 아시아 주둔 미군은 급변하는 현재의 상황에 대처하기엔 구시대적”이라며 “그러나 클린턴 행정부는 미군의 현상 유지에 집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북한의 위협이 감소한 상태에서, 중국이 주변국들에게 위협적으로 보인다면 미국이 미군의 아시아 주둔 명분으로 내세우는 안정과 힘의 균형 논리가 지금은 먹혀들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결국 미군철수 요구에 직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신호(24일치)에서 주한미군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관계에서 중대한 걸림돌의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 잡지는 ‘이름없는 적’이란 미-중 관계 분석기사에서 “중국의 민족주의가 경제성장으로 점점 고취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군의 한반도 주둔은 베이징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중국의 외교전문가 리선지의 말을 인용해 “(과거에는) 북한이 `미친 개’와 같아 누구를 물지 몰랐기 때문에 중국도 사실상 미군의 한반도 주둔을 원했다”며 “그러나 북한의 태도변화와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민족주의 감정의 고조로 상황이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인민해방군보>는 지난 주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의 베이징 방문 기간 남북한의 긴장 완화를 거론하며 3만7천여명의 주한미군을 `평화에 대한 장애물’로 비난했다고 이 잡지는 덧붙였다.

<뉴스위크>는 아시아재단의 스코트 스나이더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국경선 가까이에 주둔하는 외국 군대의 상징성을 납득하기 힘들 것”이라며 상황이 악확할 경우 “두 강대국이 충돌을 어떻게 피할지 의문”이라는 회의적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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