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투쟁은

‘적정인력 확보’가 핵심 투쟁과제

비정규직도 파업동참…”정부가 중재·조정 나서야”

지난 6월29일 새벽 경찰이 테러진압부대인 솔개부대를 동원해 파업농성 중이던 호텔롯데노조원들을 ‘테러’한 바로 뒤 롯데·스위스·힐튼 등 호텔3사 노조의 투쟁은 민주노총 전체의 투쟁으로 확대됐다. 민주노총은 이에 따라 섭씨 30도를 웃도는 뙤약볕 아래서 날마다 정부 규탄 및 교섭촉구를 위한 집회를 열었으며, 중앙위·대의원대회 등 주요의결기구에서 다른 어떤 문제보다도 호텔3사노조 투쟁을 심각하게 논의하고 투쟁방안과 해결책을 모색했다.

6월9일 롯데호텔노조(위원장직무대행 김경종)가, 하루 지난 10일 스위스그랜드호텔노조가, 23일 힐튼호텔노조(위원장 김상준)가 순차적으로 파업에 들어갈 때까지만 해도 이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호텔 특성상 가슴에 ‘리본달기’만 해도 업장에 난리가 나는 판에 롯데·스위스 두 곳의 파업은 한 달을 훌쩍 넘겼으며, 힐튼 또한 한달에 이르고 있다.

투쟁이 이렇게 장기화된 데는 교섭 당사자인 회사쪽의 불성실한 교섭태도가 근본원인으로 꼽힌다. 힐튼이 13차례 교섭이 진행된 것을 빼면 롯데의 경우 파업 뒤 6월12일께 열린 교섭에서 회사쪽이 “6월10일 이전에 노조 요구안을 검토해본 바가 없다”고 스스로 밝힐 정도였고 심지어 노조 교섭위원의 얼굴과 직위조차 모르고 있었다. 스위스 또한 노조가 4월17일 첫교섭을 요청했으나 회사쪽은 “준비가 덜 됐다”는 이유로 6차례나 교섭에 불응했다. 힐튼은 파업 뒤 노조가 농성장에 무대를 설치하자 교섭을 결렬시키더니 5일만에 직장폐쇄 조치를 내렸다. 이는 “회사쪽은 처음부터 대화를 통해 의견을 접근시켜 보려는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는 노조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대화는커녕 경찰력을 투입해 노조를 잡겠다는 생각에만 골몰했던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세력인 의사들이 집단폐업을 벌이고, 고엽제전우회가 한겨레신문사에서 난동을 부린 뒤 ‘공권력의 기강이 무너지고 있다’는 극우보수세력의 아우성이 터져나와 공안분위기가 조성되던 때였다. 쟁의조정 기간에 회사쪽이 먼저 대화를 요구했던 여느해와 달리 노조간부들을 고소고발하는 등 극단적인 갈등을 일으켰다. 호텔롯데의 경우 단체협약의 일방중재 조항을 악용해 파업을 불법으로 몬 뒤 경찰력 투입으로 해결하려 했다. 힐튼과 스위스의 경우 노조위원장을 포함한 노조간부 각각 6명과 10명에게 6월29일자로 체포영장이 떨어져 더욱 사태를 꼬이게 했다.

노조가 사용자-정부연합군을 물리치고 승리하기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고통이 뒤따르더라도 양보란 없다”는 게 파업 노동자들의 한결같은 뜻이다. 이들이 40여일 파업에도 흔들림 없이 투쟁을 계속할 수 있는 것은 ‘노조가 위기’라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힐튼의 경우 2년전 전체직원이 8백40명에 이르렀으나 현재는 7백89명으로 줄었으며, 이 가운데 연봉계약직이 1백4명이나 되고 정규인원 외에 계약직과 용역직이 1백9명에 이른다. 스위스도 2년전보다 조합원들이 1백명이나 줄었다.

이에 따라 조합원 확대를 위해 스위스의 경우 유니온샵을, 힐튼의 경우 가입범위를 대리급까지 확대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민주관광연맹 조철 위원장은 “지난 2년 동안 격무에 따른 조합원들의 피로누적이 말할 수 없이 크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각 업장별 필요인원 확충 등 적정인력 확보가 이 투쟁의 핵심내용”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사노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적정인원 확보 △봉사료 잉여금 쟁취라는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파업에 동참하고 있다.

한편 현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태를 악화시킨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사용자의 불성실 교섭에는 눈감은 채 폭력진압과 구속으로 노조를 억눌러온 태도를 바꿔 교섭이 이루어지도록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조철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정부는 롯데호텔 앞에 있는 병력을 즉각 철수시켜 자율교섭 분위기를 조성해 중재와 조정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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