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면서 비정규직 설움 절감”
불안정 직위 악용 회유·협박 일삼아…”후배 위해서도 정규직화 이룰 터”
보건의료노조에 이어 민주관광연맹과 롯데, 힐튼, 스위스그랜드 등 특급호텔 3사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전면에 내걸면서 호텔 비정규직 문제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올랐다.
스위스그랜드의 경우 98년 이후 14.5%의 인원이 감소했고 정규직 채용이 중단됐다. 그러나 비정규직 채용은 꾸준히 늘어 96년 15%에 불과했던 비정규직의 비중은 현재 28%까지 늘어난 상태다. 롯데는 전체직원 2천8백여명 중 비정규직 비율이 56.9%에 이르고 있다. 힐튼의 경우 13%를 넘어 용역직을 채용한 객실관리부를 빼곤 조리부, 식음료부, 시설부, 판촉부 등 호텔 전 부서에 연봉계약직이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힐튼호텔 조리부에서 일하는 ㄱ씨가 노조에 가입한 때는 지난 6월23일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연봉계약직으로 입사한 ㄱ씨는 처음 노조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고, ‘왜 노조활동을 하는지’도 몰랐다. 입사 당시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뚜렷한 차이를 찾을 수 없었고 임금, 근로조건이 일괄 기록된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오히려 계약직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다.
ㄱ씨는 “나 자신과 마찬가지로 대다수 연봉계약직 조합원들은 오히려 파업에 동참하고 난 뒤부터 노조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며 “호텔쪽의 수많은 회유와 협박 속에서 왜 단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지 알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에 들어가자 호텔쪽은 계약직을 업무에 복귀시키기 위해 ‘사직권고’ 등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한편으론 ‘무단결근 및 풍기문란’이라는 트집을 잡아 세 차례에 걸쳐 징계위 회부를 통고하고 계약파기 협박을 일삼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론 회유의 손길을 뻗쳐왔다. 호텔쪽은 최근 파업참가 연봉계약직 72명에 대해 해고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ㄱ씨를 비롯한 연봉계약직의 심적 부담은 커졌지만 이들은 따로 모임을 갖고 “희생이 있더라도 우리와 우리 후배들을 위해 단결하고 정규직화를 이뤄내야 한다”는 의지를 굳혔다. 노조는 이들에게 비정규직의 법적인 문제 등을 합리적으로 설명하고 투쟁에 대한 확신을 높여주었다.
“호텔주방장, 교수, 학원개설 등 조리분야는 발전가능성이 많고 미래가 열려있는 곳입니다” ㄱ씨는 자신이 꿈꾸는 미래를 힘찬 투쟁으로 열어젖히고 있었다.
스위스그랜드호텔 식음료부에 근무하는 ㅎ씨는 정규직으로 근무하다 연봉계약직으로 전환된 경우다. ㅎ씨는 “임금문제는 별다른 차이를 못 느끼는 데 반해 무엇보다 1년마다 재계약할 때 느끼는 고용불안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임단협에서 호텔비정규직 관련 성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조선호텔 노사는 연봉계약직 1백여명을 조합원 범위에 넣기로 합의했고, 호텔리베라 노사는 비정규직 44명을 정규직화하기로 합의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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