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잃어버린 두 발. 20여년전 지뢰를 밟아 두 발을 잃어버린 고준진 씨. 지뢰는 그의 젊은 청춘을 송두리째 빼앗아 버렸다. (오마이뉴스/노순택)
지구 위에서 20분마다 1명 꼴로 사람이 죽거나 다치고 있다. 하루 70여명, 1년이면 2만6천여명…
피아(彼我)를 구별하지 않는 ‘무차별 살상 무기’인 지뢰는 그 대상이 아이건, 부녀자건 또는 군인이건 간에 공격 목표를 가리는 법이 없다.
대한민국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 따르면 비무장지대(DMZ)에 살포된 지뢰 수는 112만5000여 발. 이는 성인 남성이 열 다섯 걸음을 걸을 때마다 지뢰 한 발이 폭발할 만큼의 엄청난 양이다. 비무장지대를 제외한 수도권 이남 후방 지역에도 7만5000여 발의 지뢰가 매설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미8군이 수송한 12만여 개의 지뢰 가운데 유실되거나 확인되지 않은 것이 10만개를 웃돈다.
대인지뢰의 가장 큰 문제점은 ‘통제 불가능’에 있다
1997년부터 1999년까지 경기북부지역은 해마다 큰 홍수 피해를 입었다. 이 과정에서 무게가 가벼운 대인지뢰가 물살을 타고 민가와 논밭에 흘러들었다. 1998년 8월 경기도 평택시 현덕면에는 공군기지에서 토사와 함께 흘러나온 발목지뢰 수백발이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기도 했다.
1999년 충남 청양에서는 아홉 살난 여자아이가 집마당에서 지뢰를 밟아 발목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어놓은 지 몇 년이 지난 지뢰는 군당국에 의해서 그 수와 위치 조차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사고의 위험성이 더욱 높다. 특히 대전차 지뢰 등과 달리 대인지뢰는 그 무게가 가볍고, 플라스틱 등으로 제작돼 지뢰탐지가 쉽지 않다는 것이 군당국의 하소연.
군조차도 통제할 수 없는 골치덩어리… 그 모습을 몇십 년 동안이라도 숨기고 있다가 기어코 제 모습을 잔인하게 드러내는. 이것이 지뢰의 본 모습이다.
지뢰, 얼마나 멀리가나
1997년 결성된 한국대인지뢰대책회의(KCBL, 집행위원장 조재국)는 1997년 일본 오타와에서 공표된 ‘대인지뢰금지조약’ 조인식에 참가한 이래 꾸준한 지뢰반대 운동에 앞장서 왔다.
▲지난 50여년 동안 지뢰사고로 인한 사망사고 피해실태(군인 피해자 포함) 파악 ▲피해자에 대한 의료지원 및 국가배상 추진 ▲매설 및 비축 지뢰에 대한 철저한 관리촉구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 수용 등을 그 사업 목표로 하고 있다.
2000년 7월 27일, 지뢰대책 회의는 의미있는 실험을 벌였다.
경기도 연천군 찬탄천변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짜 지뢰 100여 개를 강에다 뿌려, 유실된 지뢰들이 얼마나 멀리 떠내려가는가를 살펴보기로 한 것.
이 가짜 지뢰는 실제 지뢰와 구별하기 위해 분홍색을 입히고, 겉에 전화번호를 적어두었다. 지뢰를 발견한 주민이 전화를 걸어오면 발견시기와 위치 등을 물어 통계를 내기로 했다.
30분 여의 실험 후 대책회의는 연천읍민회관에서 지역주민 교육을 벌이는 한편, 지속적인 대인지뢰 반대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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