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보자”
한·미 양국의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북미국장과 프레데릭 스미스 미 국방부 아태담당 부차관보가 2일 정부중앙청사에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을 시작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다 바꿔라”
불평등한 SOFA 개정을 위한 국민행동본부 회원들이 2일 광화문 미대사관 옆에서 협정개정을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그러나 경찰이 대사관 100m 이내 집회금지 조항을 들어 집회를 원천봉쇄하자 몸싸움 끝에 서울역으로 장소를 옮겨 집회를 계속했다.
(국민일보)
[관련기사] SOFA협상 미 원칙엔 순순 세칙엔 깐깐
2일 재개된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협상은 서로의 입장에 대한 설명을 듣는 탐색전 성격이 강했다. 한·미 대표단의 상견례는 우호적으로 이뤄졌고, 미 대표단이 긍정적인 협상 전망을 밝히긴 했으나 쟁점사안에 대한 태도는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정부는 이날 협상에서 독일·일본 등 미국과 SOFA를 맺은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불평등 조항과, 현실적으로 한국 국민들에게 불편을 끼치고 있는 내용에 대한 개정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미국측도 최근 한국내 여론을 의식한 듯 “한국민에 불편이 없도록 개정할 것이며 모든 사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협상에서는 외국과 비교해서 차별적인 조항에 대한 논의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쟁점사안 자체보다는 미국측이 쟁점사안 수용의 조건으로 내세울 사안들이 새로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우선 이번 협상의 가장 큰 쟁점인 형사재판 관할권 중 미군 피의자의 신병인도 시기를 일본처럼 검찰 기소시점으로 앞당기는 문제가 이날 협상에서 비중있게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이에 대해 원칙 동의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으나 대신 피의자들의 권익보호 장치를 강조했다. 즉 이미 미국측 개정안을 통해 통보한 인권보호 조항의 추가를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피의자를 종전보다 조기에 인도해주는 대신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중대한 인권침해가 있을 경우 미군 사령관이 신병 재인도를 요청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SOFA 관련 규정의 효력을 정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측은 이밖에 조기 신병인도의 조건으로 ‘형량이 단기 3년 이상의 중범죄에 대해서만 형량을 정해 한국측이 재판권을 행사하고 나머지 경범죄는 미국측에 양보한다’는 내용을 주장하고 있어 접점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측은 또 재판권 행사 대상의 예외인 공무중 범죄의 판단 절차에 대해서도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법원이 공무 여부를 최종 판단하는 반면 한국은 장성급 미군 장교가 판단하도록 돼있어 대표적 불평등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또한 최근 포름알데히드 무단방류사건으로 문제가 불거진 환경조항도 큰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한국은 환경관련 조항이 없지만 독일은 미군의 환경보호 중요성 인식 및 인정, 환경오염 제기비용 부담 등의 조항을 갖추고 있다.
미군부대 고용 노무자의 경우도 일본·독일에서는 정부가 고용해 미군에 제공하는 간접고용제를 택하고 있어 비교적 고용이 보장돼 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군이 직접 고용함에 따라 임의 해직이 가능해 문젯거리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것도 또하나의 쟁점이다.
한편 정부 대표단은 ‘수위조절’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협상 관계자는 “국민들의 기대수준은 너무 높은 데 비해 미국의 요구사항은 도저히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들이어서 참으로 답답하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특히 최근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싹트고 있는 반미(反美)감정은 대표단의 어깨를 짓누르는 요소다. 국내 여론은 불평등 요소의 완전한 배제를 요구하고 있다. 결국 정부측이 형사재판권·환경·노무 등 불평등 요소의 해결을 강력히 요구할 경우 지난 1996년 협상처럼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경향월드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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