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화관광부 장관이 방송 선정성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박 장관은 2일 언론사 문화부장들과의 오찬에서 “지난 3월 새 방송법 시행 이후 방송사간 과열 시청률 경쟁으로 프로그램의 선정성과 폭력성이 사회적으로 인내할 수 있는 수위를 넘어섰다”며 “장관직을 걸고 이 문제를 시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방송정책을 포함한 프로그램 심의·제재권을 방송위로 넘겨준 뒤 나온 대응이어서 방송위의 독립성 논란과 함께 월권 시비를 불러 일으킬 여지가 있어 주목된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구체적 제재 수단은 방송위원회에 갔지만 문화관광부는 방송정책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방송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방송 프로그램의 선정성.폭력성이 드라마, 오락을 넘어 뉴스 부분까지 번지고 있다”며 “인터넷방송의 선정성에 대해서도 각계 인사와 협의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의 발언 직후 방송위원회 김정기 위원장과 박권상 한국방송공사 사장, 노성대 문화방송 사장, 송도균 에스비에스 사장 등 방송협회 회장단은 간담회를 갖고 △보도·교양·드라마 등의 프로그램에서 시청자의 시선을 끌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자극적이고 선정·폭력적인 소재선정과 상황설정, 묘사 지양 △주시청시간대의 지나친 오락프로 편성을 줄이도록 노력할 것 △자체심의를 강화해 선정·폭력적인 장면이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할 것 등 5개항을 공동선언했다.

방송위원회 집계 결과 올들어 지금까지 방송 3사 4개 채널의 16개 프로그램이 선정성으로, 12개 프로그램이 폭력성으로 경고 또는 주의 조치를 받았다.

한편 박 장관은 “오는 5일 언론사사장단 방북 동행길에 최근 흥행 영화인 <비천무>를 비롯 <춘향뎐>, <8월의 크리스마스>, <내 마음의 풍금> 등 영화필름 4편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전달하고 남한 언론사 주필·편집국장들의 추가방문 및 북한 언론인들의 초청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또 조선일보에 대한 북한당국의 거부반응에 대해 “삼성탁구단의 북한 방문 때 `언론 자유’에 대한 우리 의견을 전달해 북한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이번 방북기간에 이 문제를 이해시키겠다”고 말했다.

<한겨레 박근애 조연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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