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배상? 누가 할 소리를…

경찰폭력 치료비, 규탄집회 비용만도 10억 육박

임산부 유산·정신적 피해 등 환산 못할 피해도

호텔롯데(대표이사 장성원)가 지난 7월21일 단병호 민주노총 위원장과 정주억 노조 위원장 등 42명에게 58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해 ‘적반하장’이라는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호텔쪽이 주요근거로 내세운 ‘기물파손’은 진압경찰이 저질렀고, 그 경찰은 호텔쪽이 불러들였기 때문이다. 정작 손해를 배상해야 할 곳은 오히려 호텔과 경찰이라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6월29일 경찰투입 이후 노동자들이 입은 피해를 살펴보면 이 점이 더욱 분명해진다.

우선 눈에 띄는 ‘신체적 피해’만도 엄청나다. 경찰은 무방비 상태인 노동자들을 방패로 내리찍고, 곤봉을 휘둘렀으며, 돌이나 쇳덩이를 던졌다. 이 바람에 얼굴이 찢기고, 머리가 터져 40바늘 넘게 꿰맨 사람이 있는가하면 몰매를 맞아 심한 타박상을 입기도 했다.

지난 6월29일의 폭력진압으로 전치 2주 이상의 상해를 입은 롯데 노조원만도 1백20여명에 이른다. 사회보험노조 또한 7월1일의 경찰폭력으로 36명에게 모두 87주의 진단이 나올 만큼 큰 부상을 입었다. 이 가운데 3급 장애를 지닌 한 조합원은 10일 동안의 치료를 요할 만큼 집단구타를 당했다. 사회보험노조는 7월27일에도 공단 앞에서 전조합원이 상경집회를 갖던 중 또 다시 경찰의 침탈을 받아 34명이 다쳤다. 이날 조합원 2명은 머리를 세게 맞아 의식을 잃기도 했다.

폭력진압 이후 펼쳐진 규탄집회에서 다친 사람도 30여명에 이른다. 민주노총 서울본부 박상윤 조직부장은 6월29일 롯데침탈 당시 눈밑이 찢어져 8바늘을 꿰맨 데 이어 7월6일 집회에서도 경찰의 방패에 머리를 찍혀 5바늘이나 꿰매야 했다. 서울지하철노조 조합원이기도 한 최재풍 민주노총 서울중부지구협의회 의장은 얼굴을 40바늘이나 꿰맸다. 그밖에도 임창문화사, 동명기술공단, 관우회 노조원들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특히 7월10일 단병호 위원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주요간부 30여명에게 가해진 심한 폭행은 다른 조합원에게는 어떤 폭력이 휘둘러졌는지 짐작하게 한다.

어림잡아 계산해도 이들 부상자들에 대한 치료비는 수천만원에 이른다. 찰과상과 타박상은 빼고, 공식 집계된 부상자만 이 정도다. 나아가 롯데호텔에 대한 폭력진압의 충격으로 태아를 유산한 조합원 3명의 피해는 도저히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우에 속한다.

한편 자본과 경찰의 도발에 맞서 민주노총이 연일 규탄대회를 여느라 들어간 집회비용도 만만치 않다. 6월29일 이후 민주노총 차원의 집회는 모두 열 다섯 차례고, 그 가운데 3번이 서울 집중투쟁이었으며, 전국 동시다발 집회를 2번 치렀다. 무대설치, 음향장치 등에 드는 비용을 1만명 이상 집회 5백여만원, 5천명 이하 집회 2백만원으로 잡으면 모두 4천5백여만원에 이른다. 여기에 참가자 개개인의 비용을 계산해보면, 서울 집중투쟁의 경우 지방대오가 평균 5천여명 정도 참가했는데 차비, 밥값 등 기본적인 비용만 계산해도 1인당 5만원가량이 필요하다. 서울 집중투쟁 때 지방대오가 쓴 돈만 7억5천만원(5천명×5만원×3회)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이는 서울을 비롯 전국 각지에서 벌어진 지역별 집회와 선전전, 수도권 대오의 집회 참가비 등은 뺀 액수다.

게다가 이번 투쟁 때 민주노총에서 만든 유인물과 벽보, 전시사진 등 대표적인 선전물만도 모두 1천5백55만8천원어치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번 공안탄압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는 호텔롯데와 사회보험노조 조합원을 비롯한 노동자들이 마음에 입은 상처다. 그 상처는 돈으로 보상받을 수도, 잊을 수도 없는 흉터로 남아 있을 것이다.

이황미 leehm@kctu.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