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 공안정국, 지금은 ‘여론전쟁’ 중
궁지몰린 경찰-자본, 마지막 ‘발버둥’
경찰, 근거 없이 ‘여경 성희롱’ 퍼뜨리더니 ‘기자폭행’ 뒤집어씌우기도
경총, 롯데성폭력 관련 “불법 은폐작전”…건강공단은 ‘욕설게시판’ 조작
테러진압부대가 호텔롯데와 사회보험노조를 무참히 유린한 뒤 조합원들이 한치의 흐트러짐 없는 투쟁을 펼치고 가운데 노동자와 정부-자본 사이에 여론을 잡기 위한 치열한 ‘접전’이 펼쳐지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노총 홈페이지 ‘보도자료’ 게시판에는 경찰력이 투입된 뒤 지금까지 1백56개의 새소식이 올랐다. 경찰청은 7월10일 호텔롯데와 사회보험노조 파업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며 포문을 연 뒤 홈페이지(www.npa.go.kr) 알림판에 이달에만 9개의 성명서를 발표, 예년과 달리 언론플레이에 분주하게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이 7월25일 경찰제복 선정과정 의혹을 제기하자 경찰청은 당일 재빠르게 ‘진상을 발표한다’며 관련자료를 공개하는 등 신속함마저 보이고 있다. 뜸하던 경총 홈페이지도 노조의 파업에 대해 음해성 성명을 잇따라 올려 민주노총이 이에 대해 반박성명으로 맞서고 있어 말 그대로 전쟁을 방불케 하고 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끼리 언론홍보나 대시민선전전에 주력하는 것은 여론을 얻기 위한 과정으로 이해한다 치더라도 경찰청과 경총이 사실왜곡조차 서슴지 않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경찰청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집회도중 민주노총이 여경을 성희롱했다’고 주장했으며, 시사주간지 <일요시사>의 김용덕 사진기자가 7월14일 집회현장을 촬영하다 전경들이 휘두른 방패에 얼굴을 맞고 인근 서울백병원으로 실려갔음에도 “극렬 시위대가 주먹, 깃봉 등을 이용해 폭력을 행사하고, 잡석·계란을 투척해” 이같은 사고가 났다고 민주노총을 비방하고 나섰다.
이에 민주노총이 7월25일 성명을 통해 이날 사건을 취재한 언론전문지 <미디어오늘> 7월20일자 신문을 증거로 내세우며 진상을 밝히자 경찰청도 이를 뒤늦게나마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경찰청은 교통체증이 극심하니 시위 주체들에게 ‘도료사용료’를 받자고 선동하는 ‘도심 차로행진에 대한 의견조사’란을 그대로 둬 빈축을 사고 있다. 7월 들어 급격히 늘어난 집회시위의 원인이 호텔롯데 파업에 대한 폭력진압에 있는데도 워낙 어처구니 없는 발상이라 의견조사에 응한 사람의 2/3 이상이 이를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또한 지난 7월28일 “민주노총이 48일 동안 656회 집회신고를 내고 시민불편은 물론 다른 단체의 집회조차 막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사용자들이 노동자 집회를 원천봉쇄할 목적으로 길게는 1년씩 장기간 집회신고를 내놓고 실제로는 집회를 열지 않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아 주면서 경찰청은 유독 민주노총 집회에 대해서는 계산기까지 두드리며 아우성치고 있는 것이다.
한편 경총은 7월21일 성명을 내 이미 사회적 초점으로 떠오른 롯데호텔 성희롱 문제와 관련 “방법이나 시점에 있어서 합리성과 신빙성을 인정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노동계가 이 문제를 통해 자신들의 불법행위를 은폐시키려는 것”이라고 비방했다. 이에 민주노총은 7월25일 “어렵게 용기를 내어 대응하고 있는 롯데 3백27명 여성조합원들의 진정서가 모두 거짓이라는 말이냐”며 “오히려 일상적으로 성희롱의 문제를 드러내고 제기하기 어렵게 했던 회사쪽에게 문제제기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그나마 경영계가 취해야 할 최소한의 태도가 아니냐”고 꾸짖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심지어 노조의 인터넷 홈페이지(ksiu.or.kr)에 노조원이 이사장과 대통령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며 그 내용을 청와대, 국회상임위, 시민사회단체와 언론기관에 대량 유포했다. 그러나 노조에서 통신망을 통해 추적한 결과 욕설을 올린 사람은 어처구니 없게도 공단 노사협력실 이아무개 대리와 총무관리실 박아무개 주임으로 밝혀졌다. 급기야 자작 날조극까지 동원한 것이다. 박태영 이사장의 ‘몰래골프’와 인사비리가 최근 여론화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얄팍한 수작을 부렸다 게 노조의 분석이다.
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이와 관련해 “무력으로 조합원들을 눌렀는데도 노조의 기세가 꺾이지 않고 경찰청장 퇴진 압력이 높아지자 여론을 돌리기 위한 경찰과 경영계의 몸부림”이라고 진단한 뒤 “경찰력 투입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그럼에도 사그러들지 않고 있어 노조쪽이 여론의 우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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