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진짜여론은/

“왜 이런 일이…” 시민들 말문 잃어

롯데 폭력진압 장면에 공분…아이들마저 “롯데과자 안먹겠다”

경찰의 폭력진압과 이에 맞선 민주노총의 대정부투쟁을 시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충청도에서 올라온 40대 여성은 어린 아들의 손을 잡고 서울역광장에 내걸린 폭력진압사진을 찬찬히 뜯어본 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화가 난다. 이런 해결방법밖에 없는지 속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문·뉴스 보기가 싫다. 하나 끝나면 또 하나가 터지고…”라고 말꼬리를 흐린 뒤 “약자가 당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역광장에서 만난 임남석(45)씨는 한동안 말문을 열지 못하다 “너무 비참하고 힘든 것 같다”며 “임산부, 장애인 가리지 않고 폭행했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물었다. 수원에 사는 임씨는 “3년전 쯤 용역을 통해 롯데백화점에서 주차유도원으로 일해본 적이 있다”며 “그때도 다른 백화점에 비해 보수가 너무 적었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임씨는 롯데그룹에 대해서도 “이전에는 좋게 인식했는데 생각밖으로 비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7월31일 저녁7시 서울역 광장. 6월29일 호텔롯데 공권력 투입장면을 MBC가 촬영한 비디오가 방영되자 TV주변에는 지나가던 시민들로 빼곡이 들어찼다. 경찰이 무방비상태인 조합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장면이 나오자 한 시민은 “저 X새끼들, XX새끼들…”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7분 길이의 원본을 잇따라 복사해 계속 돌아가게 만든 이 비디오에 시민들은 눈을 뗄 줄 몰랐다.

같은 날 밤 9시경 동대구역. 호텔롯데 공권력 투입장면을 보던 한 여성피서객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이 피서객은 서명과 모금에 동참한 뒤 “반드시 승리하세요! 피서지에서도 롯데는 절대 안 사겠어요”라고 울먹이며 역사안으로 들어갔다.

25일 대전 롯데백화점앞. 공권력 투입 비디오를 본 한 시민은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이런 사실을 안 이상 더 이상 롯데백화점을 이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 아주머니는 30분 가량 계속 비디오를 본 뒤 분노를 참지 못하다가 주위의 시민들에게 직접 설명해주는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인터넷상에서는 노조를 지지하고 격려하는 편과 경찰과 롯데재벌을 옹호하는 편으로 나뉘어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여론에 미치는 힘을 의식한 일부 사용자들의 남용으로 어지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안티롯데 홈페이지(lotte.nodong.org)에 글을 올린 한진희씨는 “어제(26일) 명동성당에서 정주억 노조위원장 큰딸이 나와 아빠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을 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며 “앞으로는 옆에서만 볼게 아니라 나도 간접적으로나마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역시 안티롯데 홈에 글을 올린 조성실씨는 “여행에서 돌아오던 날, 서울역에서 오랫동안 사진을 보며 이야기하다 아이들은 롯데 회장이 사과하기 전에는 롯데 과자를 안먹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조씨는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조차 행사하지 못하게 하는 오늘날의 정부와 재벌기업이 반성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홈페이지(nodong.org)에 글을 올린 대전시민은 어지러운 홈페이지를 보며 “회사쪽의 힘빼기 작전인 것 같다”고 지적하며 “조금만 더 참고 견뎌내자”고 롯데노조원들을 격려했다.

이재철 leecc@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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