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강제진압으로 노조 파업이 장기화하고 있는 한국건강보험공단이 노·노 갈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내용 등을 포함한 내부 문건이 노조에 의해 공개됐다.
3일 사회보험 노조가 공개한 6장짜리 `명분선점 및 주도권확보 등 대책 검토(안)’에 따르면 회사는 3단계에 걸친 시나리오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조합원 이탈과 노·노 갈등을 일으켜 문제를 해결하려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문건에서 회사는 1단계로 “문제해결 방안·의지와 노조원의 전면적 업무복귀 호소를 신문광고로 싣는다”는 대책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 공단은 3일치 <동아일보> 23면과 <문화일보> 1면에 시나리오 1단계에 포함된 `조합원 업무복귀 호소’ 광고를 실었다.
문건은 또 이 광고를 실은 뒤 2단계로 “노조가 대화에 나서 구속자 석방, 수배자 해제, 징계철회 등을 요구하면 이에 관여치 않고”(이를 들어주지 않고), 3단계로 “노조가 이 내용을 관철하지 못해 시간이 지연되면 이탈자 속출과 노·노 갈등을 야기시킨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다.
`상황변화에 따른 후속 조치의 예’라는 문건에서도 “호소문 등을 통한 복귀 유도 및 동요 유도(선처약속 및 당근 제시)” “노조원의 동요정도 및 여론추이에 따른 복귀명령” “노측 지도부와 평조합원과의 차별화 시도” 등 대화나 협상이 아닌 노조 분열·와해 작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뜻을 밝혔다.
사회보험 노조 이태완 정책실장은 “박태영 이사장과 회사쪽은 겉으로 `업무 복귀’와 `대화를 통한 해결’을 말하면서 실제로는 노조 와해 공작을 통해 노조를 탄압하고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보험 노조 담당 김기덕 변호사는 “이런 행태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의 81조 4호 `노동조합의 조직과 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에 해당한다”며 “지방노동사무소에 공단을 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공단 노사협력실과 홍보실쪽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이며, 노조쪽에서 문건을 조작하지 않았는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한겨레/김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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