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은 9~10일 이틀간 평양에서 회담을 열고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하는 문제를 논의한다.
미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7일 마이클 시헌 국무부 테러담당 대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한다면서, 미국쪽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테러지원국 대상에서 해제되기 위해 취해야 할 조처들을 거듭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져 테러지원국 해제와 관련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될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북-미 두 나라는 지난 3월에도 뉴욕에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시헌 대사가 테러회담을 열었지만 진전을 보지 못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이번 회담은 그동안 미국과 북한 사이에 이뤄져온 회담의 연장선상에서 열리는 것”이라면서 “미국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으며, 회담의 성패는 북한 쪽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지난 5월 발표한 연례 세계 테러보고서에서 북한을 쿠바·이란·이라크·리비아·수단·시리아와 함께 테러지원국으로 다시 지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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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테러국 해제 돌파구 열릴까> (한겨레)
9일부터 이틀 동안 평양에서 열리는 북-미 테러회담에 대한 미국쪽 설명은 극히 의례적이다. 기존의 방침을 바꾼 것은 없으며, 이를 다시한번 북한 쪽에 강조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미국은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고 있지만 △테러 포기 선언 △각종 국제 반테러조약 가입 △일본항공기 납치 적군파 추방 △피랍 일본인 문제 해결 등을 테러지원국 해제의 전제조건으로 북한쪽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경제재건 등을 위한 외부의 재정적 지원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를 북-미 관계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북한이 이번 회담을 평양에서 열기로 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는 것은 돌파구 마련의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북-미 관계는 지난달 사상 첫 외무장관 회담을 연 데 이어 다음달 유엔에서 백남순 외무상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다시 만나기로 하는 등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이후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호의적인 평가를 얻고 있는 것도 북한 쪽에는 유리한 환경이며, 미국 쪽에는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 때문에 북한이 조금이라도 과거와 달라진 태도를 보인다면 미국으로서도 이에 부응하는 조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당장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푸는 조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테러지원국 해제는 행정부가 임의로 재량권을 갖고 폭과 시기를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라며 “북한으로부터 뭔가 확실한 언질을 받아내지 않고는 의회를 설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지금은 주요 외교현안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은 대통령 선거 기간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순전히 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만 논의되며, 북한핵과 미사일 문제는 거론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쪽 대표단은 테러 문제 담당자들로만 구성돼 있고 한국과 관계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한겨레워싱턴/윤국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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