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통일대축전 이모저모
밤샘 공연…어느새 먼동
밤 꼬박 샌 이유
○…8월15일 새벽3시부터 시작된 ‘2000년 통일대축전 노동자통일한마당’은 다음날 먼동이 튼 뒤에도 아침6시까지 계속됐는데, 1천여명의 노동자들이 간간이 내리는 비에도 아랑곳 않고 자리를 지켜 통일을 향한 ‘염원’을 과시하기도. 이들은 피곤함도 잊은 채 출연자들을 향해 ‘한번 더’를 연호하는 등 행사가 끝난 뒤에도 자리를 뜰 줄 몰랐다. 청주 AMK노조 김은혜씨는 “투쟁사업장 연설을 들으려고 끝까지 남았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에서 올라온 동원금속노조의 박승광씨는 “당연히 와야할 곳에 왔고, 너무 즐겁다”며 “다른 지역 동지들을 만나 반갑고, 많은 걸 얻고 간다”고 소감을 밝혔다.
노조들 투쟁결의에 눈길
○…노동자통일한마당에는 민주노총 소속 투쟁사업장들이 잇달아 나와 결의를 밝히며 공연까지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바로 이랜드, 축협, 사회보험노조. 15일 새벽 5시께 구재수 이랜드노조 부곡분회장의 투쟁사에 이어 강형명 축협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연설에 나서 “10시간을 기다려 이 시간을 얻었다”며 “노동자 농민이 주인되는 통일세상을 열어보자”고 힘주어 말했다. 곧이어 축협노조 율동패 ‘신새벽’과 사회보험노조 서울본부 노래패 ‘청년’의 공연이 계속됐다.
이황미 leehm@kctu.org
김대중정부 ‘이중성’ 드러나
○…김대중 정부가 2000년 통일대축전 곳곳에서 행사를 불허하거나 폭력진압을 계속해 민간통일운동을 탄압하는 ‘이율배반적’ 정권이라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정부는 13일 서울역 집회와 14일 용산역에서 미8군기지까지 행진이 예정됐던 ‘주한미군철수 결의대회’에 대해 관계기관대책회의까지 열어 불허를 통보해왔다. 이에 따라 통일대축전 준비위는 명동성당에서 14일 집회를 열었는데 정부는 이 명동성당 집회마저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나섰던 것. 경찰은 집회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행진하려던 대열을 방패로 찍고 무자비하게 구타해 칠순이 넘은 김기대씨가 중상을 입는 등 10여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이어 정부는 15일 오전 장충공원까지 예정됐던 통일대축전 참가자들의 ‘범국민걷기대회’ 역시 ‘대학생들이 노동자집회에 참석할 우려가 있다’는 비상식적 이유로 불허했다. ‘반미’와 ‘민중연대집회’는 폭력을 동원해서라도 가로막는다는 정부의 이중성이 통일행사 곳곳에서 드러나 참가자들의 분노를 샀다.
‘조국통일 3대헌장’ 키워드로
○…이번 2000년 통일대축전 행사의 구호와 노래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말이 ‘조국통일 3대헌장’. 아직 생경할 수도 있는 조국통일 3대헌장이란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 원칙, 연방제 통일방안, 민족대단결 강령 등을 말한다.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은 99년 8월 범민족회의에서 조국통일 3대헌장을 기본정치강령으로 하기로 결정한 뒤 2000년 2월26~27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8차 범민련 공동의장단회의에서 조국통일 3대헌장을 대중화하기로 결의했다고 한다.
이재철 leecc@kctu.org
쏟아져나온 ‘쓴소리’들
○…여느 통일행사와 달리 노동자들이 1만여명이나 참가한 가운데 열린 올해 행사에 대해서는 그 운영과 관련해 적잖은 ‘쓴소리’가 나와 눈길. 참가자들은 “똑같은 참가자들을 앞에 두고 왜 여러 행사를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한 목소리. 민주노총 등 사회단체가 모인 통일축전준비위 행사가 장기수환송식을 비롯해 저녁 8시부터 새벽 세시까지 이어졌고, 같은 장소 같은 대상을 놓고 민주노총 주최의 노동자통일한마당이 이어진 것. 또 다른 참가자는 “여러 집회에 참여해 봤지만 대회사를 두 사람이 하는 건 처음 봤다”고 꼬집기도.
정경은 joungke@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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