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당국이 최근 대대적으로 전국 PC방의 인터넷 고유번호(IP address)와 랜카드(전화선 모뎀에 해당)고유번호(MAC address)를 조사하고,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인터넷을 통제하기 위한 사전포석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1일 정보통신부(http://www.mic.go.kr), 인터넷넷멀티문화협회(http://www.imca.or.kr),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http://www.kipa21.or.kr)에 따르면 경찰들이 PC방에 모든 IP주소와 MAC주소를 제출하라고 요구, 대다수 PC방 업주들이 이런 요구에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PC방업주들은 이에 대해 “경찰이 인터넷을 통한 법죄행위를 차단하고, 해킹을 방지하기 위해 PC방에 이런 요구를 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IP주소에 이어 MAC주소까지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너무한 처사 아니냐”며 “앞으로 PC방에서 게시판에 글을 주기적으로 올리는 네티즌들도 더 이상 비밀을 보장받지 못해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실제로 경찰당국이 전국 PC방의 IP주소와 MAC주소를 자체 수사망으로 흡수할 경우 각종 노조 조합원들이 PC방을 통해서 조직적으로 올리고 있는 투쟁속보 또는 이번 의약분업 대란과정에서 나타난 전공의들을 중심으로한 조직적인 사이버 여론 조성과 같은 행위들이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다수 네티즌들이 주거지나 사무실 주변의 제한적인 지역 테두리안에서 일정한 PC방에서 익명의 글을 올린다는 점에서 경찰당국이 전국 PC방의 IP 및 MAC 주소를 담은 데이터 베이스를 만들어 계속 추적하면 문제의 글쓴이를 현장에서 붙잡을 수도 있다.
설상가상으로 정보통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속칭 ‘통신질서확립법’이 입법된 이후 정부를 비방하는 게시판 글에 까지 법의 잣대를 적용할 경우 추적을 피하기 위해 PC방에서 이뤄져 온 각종 글쓰기가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인터넷 또한 국가 통제의 그늘아래 예속될 것이라는 네티즌들의 우려를 더욱 자극하고 있다.
18일 한국인터넷플라자협회 게시판에는 ‘PC방 IP자료 파악관련 협조의뢰’란 글을 통해 ‘최근 PC방이 각종 사이버범죄의 범행장소로 이용되는 추세인 바 경찰에서는 그 대책의 일환으로 PC방 IP자료를 데이터베이스화해 신속한 범인 검거체제를 구축, 활용코자 하니 경찰관의 PC방 방문시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하며, PC방 관리자들은 이용자들의 불법행위 발견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나 각 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 경찰서 수사2계로 신고해 달라고 주기 바란다’는 글이 게시됐다.
21일 정통부의 ‘통신질서확립법’입법을 저지하기 위한 온라인 시위에 참가한 조형진씨는 “최근 경찰이 ‘PC방의 모든 IP주소를 조사해서 제출하라’라고 요구했다”며 “‘통신질서확립법’의 시행을 위한 사전포석인 것 같다. 이 법이 만일 시행된다면 PC방에서 비판적인 글을 올려도 추적당한다는 얘기가 된다”고 밝혔다. 또 “컴퓨터 범죄에만 이용한다고 하던데… 글쎄, 어떤 제도를 악용함으로써 얻는 이익이랄까 그런 게 상상이외로 클 경우 그 제도를 원칙대로만 운영한다고 볼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강원 춘천의 한 PC방 업주는 “방금전에 좀 이해가 안되는 전화를 받았다. 관할 파출소에서 전화가 왔는데 모든 사용 PC의 IP주소를 작성해서 신고해 달라고 했다”며 “그러면 앞으로 모든 피씨방의 IP를 경찰이 일일이 감시, 통제 하겠다는 것이냐. 행정 편의적인 발상을 하고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PC방 업주는 “파출소에서 IP주소는 알려달라고 하면서 전화가 왔는데 사이버 범죄수사대에서 공문이 내려왔다고 했다”며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16일 ‘늘새봄’이란 PC방업주는 경찰들이 전국의 PC방 IP를 조사해서 DB화 하겠다고 한다. ISP에 협조공문을 보내는 것이 나을 것”이라며 “내가 PC방한지 2년동안 IP주소를 3번 교체했는데, 누군가가 우리 PC방을 경유해서 다른 시스템을 해킹해면 다시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에 협조의뢰를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하니리포터 김성훈 기자 palgei@hani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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