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국가정보원의 옛이름)가 문정현 신부(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 상임대표)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기각된 사건에 대해 검찰이 뒤늦게 기소를 제기했다. 법원은 이 사건에 대한 첫 공판을 지난달 21일 열 예정이었으나 문신부가 이에 응하지 않아 오는 25일로 미뤄졌다.
안기부 영장청구 96년 법원이 기각 → 검찰 기소
전주지검 군산지원 이성윤 검사는 지난 6월 22일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서 문신부가 96년 6월 19일과 20일 폴란드 바르샤바 펠릭스 호텔에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한시해 서기국장 등 북한측 대표와 접촉해 ‘8·15 범민족대회’ 문제를 협의하는 등 반국가단체 구성원과 회합·통신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25일 군산에서 첫 공판
96년 당시 서울지법 황대현 판사는 국가안전기획부가 구속영장을 신청하자 “피의자가 바르샤바 모임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주장을 했는지 알 수 없고 국가의 존립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파괴할 목적으로 북한측 인사와 회합했다는 점에 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한 바 있다.
검찰은 또 ‘군산미군기지우리땅찾기시민모임’ 상임대표인 문신부가 지난해 8월 6일 군산미공군비행장 정문에서 시위 도중 미군 펜렌드 마크 이(36) 상사를 폭행한 혐의와 군사시설보호구역인 군산미군기지에 허가를 받지 않고 들어가 군사시설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도 추가했다.
그러나 4년전 이미 국가안전기획부가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기각된 사건을 검찰이 이제와서 문제삼는 것은 다른 불순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다.
시민모임 김민아 사무국장은 “이미 기각된 사건에 시비를 붙여 그것도 매향리 사건이 정점에 있던 6월에 검찰이 기소한 것은 미군기지반대운동을 잠재워보려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사건 변호를 맡은 이덕우 변호사(법무법인 창조)는 “국가보안법은 그 법률 자체가 국민들의 위화감과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어서 국가안전보장과는 전혀 무관하다”며 “이와같은 사건이 계속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도 국가보안법이 폐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군 맞선 투쟁·노동운동 보복”
폭력과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 검찰은 문신부와 김민아, 오두희씨(전북평화와인권연대) 등이 “밤 9시경 군산미군기지 정문에서 시위 도중 정문열쇠를 열고 있는 미군에게 달려들어 위험한 물건인 망치로 피해자의 손등을 1회 내려쳐 타박상을 입혔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문신부 등은 “닫힌 정문 앞에서 평화적인 침묵시위를 하는 도중 방패와 곤봉으로 무장한 미군들이 탐조등을 비추며 위압적 자세로 다가와 문을 열고 (우리를) 수갑을 채워 강제로 연행했다”고 상반된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또 “미군은 만류하는 경찰들을 몸으로 제치고 자물쇠를 땄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이들에게 군사시설보호법 위반 혐의를 씌운 데 대해서는 형평성 논란도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97년 군산시민의 민간항공기 기지활주로 사용료 인상반대 운동 이후 한미주둔군지위협정 전면개정 등을 요구하며 수시로 기지를 드나들었던 민간인들과 성직자들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내리지 않은 검찰이 새삼스레 이들에게만 “법을 위반했으니 책임지라”고 나왔기 때문이다.
문신부는 “그동안 노동운동과 노동자 편에 있었던 것, 소파와 매향리 등 미군에 대해 중단없이 투쟁한 것 등에 대한 보복”이라며 “검찰의 기소에 다른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건을 여태 가지고 있다가 지금 와서야 기소할 다른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신부는 또 “폭력 등 혐의에 대해서는 경찰이나 검찰의 조사를 전혀 받은 바가 없다”며 “그렇게도 기소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평화와인권 210호 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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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현 신부, 뒤늦게 피소> (인권하루소식)
문정현 신부가 최근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주지검 군산지청 이성윤 검사는 지난 6월 22일 문신부를 국가보안법 위반 및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문신부에 대한 공소사실은 △96년 폴란드에서 북한측 대표와 접촉해 범민족대회 문제를 협의했다는 것(회합·통신) △99년 8월 군산 미공군비행장 정문 시위 도중 허가도 없이 미군기지에 출입했다는 것(군사시설보호법 위반)이다.
그러나 96년 서울지법(담당 황대현 판사)이 구속영장을 기각한지 4년이 지난 지금 매향리사격장 폐쇄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때에 문신부를 기소한 이유가 잘 납득이 안된다는 시각이 많다. 또 97년부터 여러 민간인과 성직자들이 미군을 상대로 투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미군기지를 출입했지만 ‘미군기지 무단출입’으로 기소된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신부는 “내가 군산이나 매향리에서 투쟁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니까 나를 제재하려는 것 같다”며 “법원이 ‘시대’를 감안한다면 무죄를 선고해야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문신부에 대한 첫 공판은 8월 25일 오후 4시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 2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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