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의 온라인 소매기업인 아마존이 고객 신상정보의 판매 및 양도를 가능하게 하는 쪽으로 고객 사생활보호정책을 전면 수정하기로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번 결정은 최근 일부 기업의 고객 신상정보 불법 거래와 수사기관의 전자우편 감시망 운영 따위로 온라인 사생활보호 문제가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 단체들은 `대기업의 횡포’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또 관련 업계에서는 “적자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아마존이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 고객정보를 활용해 돌파구를 모색하려 하고 있다”며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 발단=아마존은 지난 2일 2300만명에 이르는 자사 회원 고객에게 띄운 전자우편을 통해 “앞으로 여러분의 신상정보는 `회사자산’으로 간주돼, 판매 및 양도될 수 있다”고 약관변경 사실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이 편지에서 “요즘 인터넷 기업의 고객 정보는 회사 매각 및 합병 때 핵심 자산으로 간주하는 게 일반화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에 따라 고객들이 개인 신상정보가 제3자에게 넘겨지는 것을 거부할 수있도록 했던 아마존의 기존 약관은 휴지조각이 됐다.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들은 “수익을 내라는 투자자들의 성화에 쫓기고 있는 아마존이 수천만달러를 호가할 고객정보를 팔아 현금을 확보하려는 유혹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온라인 의약품 판매사이트인 드러그스토어와 자동차 판매 사이트 그린라이트 등에 투자한 아마존이 이들 제휴업체들과의 고객정보 교류를 염두에 둔 조처로도 풀이되고 있다.

■ 반발=소비자 단체들은 3일 아마존의 일방적인 약관변경으로 신용카드 번호와 집 주소 등과 같은 신상정보가 다른 기업에 넘어가도 기존 회원들이 손쓸 방도가 없게 됐다며 한 목소리로 비난했다. `전자사생활정보센터’는 “기업들이 필요에 따라 사생활 보호정책을 바꾸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이름과 신용카드번호 등 중요 정보의 기업간 거래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객정보 보호를 약속한 기업들의 모임인 `트러스트-이’도 “고객에게 다른 회사로의 개인정보 유출을 거부할 권리를 주는 것은 기업의 기본 의무”라고 지적했다.

■ 관련 사례와 전망=지난 4월 경영난으로 문을 닫은 장난감 소매사이트 토이스마트의 경우 부모의 동의 없이 어린이들로부터 신상정보를 임의로 제공받고, 이를 다른 기업에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온라인 소매기업인 크래프트숍은 올초 비슷한 혐의로 미 연방위원회에 의해 제소되자 고객정보 매각결정을 철회했다.

전문가들은 “일부에서는 고객정보 보호를 업계의 자율에 맡기자고 얘기하지만 연방정부가 늦어도 내년까지 관련 기준을 담은 법안을 마련할 것이 확실시된다”고 내다봤다. 하석 기자hgrh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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