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보험노조 업무복귀>

보험료인상·민간의보 저지 민중연대도 모색

쟁의상태는 지속…공단쪽 태도에 해결의 열쇠

전국사회보험노조가 9월20일부터 전격적으로 업무에 잠정 복귀함에 따라 석 달 가까이 계속돼온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파행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공단쪽이 교섭의 전제조건으로 ‘선복귀’만을 계속 고집해온 만큼 이제는 공이 공단쪽으로 넘어간 셈이다.

노조의 이같은 결정은 공단 정상화를 위해서는 교섭이 하루빨리 이루어져야 한다는 판단아래 국면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병력 투입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로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오랫동안 계속된 무교섭상태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한시적 복귀와 파업전술 병행을 선택한 것이다.

이번 노조의 잠정복귀는 공단쪽과 구체적 합의를 끌어낸 뒤 이루어진 투쟁의 마무리도 아니고, 동력이 크게 떨어져서 불가피하게 복귀해야 하는 ‘막판선택’도 아니다. 도리어 교섭을 뚫기 위한 명분을 선점하기 위한 결정으로 읽힌다.

실제 노조가 업무에 복귀한 이후 ‘이제는 공단이 양보할 차례’라는 게 대체적인 여론으로 형성되고 있다. 정부 역시 노조쪽에 “노조가 복귀한 만큼 공단 설득에 힘을 쏟아 사태 해결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복귀 결정으로 파업 뒤 공단을 휘감았던 ‘이번 기회에 노조를 눌러버리자’는 강경한 목소리도 설득력을 잃을 전망이다. 오히려 하루빨리 교섭을 성사시켜 공단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노조가 복귀쪽으로 가닥을 잡은 데는 장기투쟁으로 조합원이 겪고 있는 정신적·경제적 곤란을 부분적으로나마 해소하는 것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또한 최근 의료보험료 인상과 민간의료보험 도입 움직임을 막아내기 위한 전민중적 투쟁전선을 강화하는 것 역시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노조는 설명했다.

물론 노조는 업무에 잠정적으로는 복귀하지만 쟁의상태를 유지하며, 현장투쟁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80여일 동안의 투쟁기간에 직위해제 당한 조합원만 4백63명에 이르는 등 노조쪽의 출혈이 적지 않고, 공단 역시 ‘무노동무임금’을 고집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원만한 사태 해결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7월2일 경찰병력 투입 이후 9월25일로 잡혀있는 첫 노사 공식교섭에 공단이 얼마만큼 전향적인 태도로 임하느냐가 사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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