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 목소리/

‘잘 모르겠다’부터 ‘통일성 부족’까지 다양한 주문

최근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많은 조합원들이 ‘가장 시급한 노동운동 조직과제’로 산별노조 건설을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산별노조 건설은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올랐고, 구체적인 실행단계로 접어들었다.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산별노조 건설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유성기업노조의 한 조합원은 “솔직히 다들 가자고 하니, 가야되나 보다 하는 것이지 산별노조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며 “다른 동료들도 잘 모르는데, 조합원에게 산별노조가 어떤 것인지 교육이나 선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별노조 건설’에 관한 논의 자체가 상층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지적으로 들린다.

이미 산별노조로 활동하고 있는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의 신미향 사무장은 “우리의 경우 산별로 전환할 당시 조직력이 많이 약화돼 있는 상황이어서 산별노조에 대한 기대가 워낙 컸다”며 “그러나 그 뒤에도 조직구도나 업무 자체가 바뀌지 않자 조합원들 사이에 불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신사무장은 이와 관련해 “산별노조로 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과정에서 지나친 기대를 갖게 하는 것은 문제”라며 “선전홍보 과정에서 산별이 줄 수 있는 큰 힘보다는 조합원의 역할과 의식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용규 세종공업노조 위원장 “현장에서 산별노조의 필요성은 다 공감하고 있고, 우리노조도 연맹의 결정에 따라 조직형태 변경을 통해 2월에 함께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러나 10월 총력투쟁 조직에 역점을 두다 보니 필요성만큼 집중적인 교육은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최위원장은 이어 “서유럽 국가의 모델을 좇을 게 아니라 우리나라 특성에 맞는 우리식 산별노조를 건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그것은 투쟁을 중심으로, 현장의 힘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통신노조 김호열 사무처장은 산별노조 건설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사업장별 기득권 포기”를 꼽았다. “기본적으로 조직이 크든 작든 기득권을 포기한다는 전제아래 논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산별노조가 건설되더라도 중요한 것은 기업을 뛰어넘는 산별교섭을 쟁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연구전문노조 박용석위원장은 현재 각 조직별로 진행되는 산별노조 건설논의와 관련해 “산별노조건설은 단순히 조직형태만 바꾸는 게 아니라 노조활동의 방식과 체계를 전체적으로 전환하는 것인데, 지금은 연맹이나 업종별로 고립분산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통일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박위원장은 “민주노총이 산별노조 건설의 밑그림이나 운영체계, 활동방식 등에 대한 방침을 중앙위나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정해야 한다”며 “그렇게 해서 산별노조 건설이 전체적인 운동과정 속에서 민주노총의 발전 방향으로 정립돼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황미 leehm@kctu.org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다면,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