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노조에 대한 몇 가지 쟁점/
파업권·교섭-체결권·현장조직재편과 직결…공공부문 재편도 관심사
노동조합 조직발전전략의 중심에는 산별노조가 자리잡고 있다. 중요한 만큼 그를 둘러싼 견해차이도 적지 않다. 산별노조 건설과정에서 논란의 초점은 주로 조직체계에 집중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속산업연맹은 지난 8월31일 임시대대에서 본조-지부-분회를 골간으로 하고 지역지부와 기업지부를 함께 두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지역지부를 원칙으로 한다’는 의견과 ‘지역·기업·업종 등 다양하게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격렬히 맞붙기도 했다.
김태연 민주노총 기획국장은 이와 관련해 “산별노조 재편에서 집중의 범위와 정도, 경로와 방식에 대한 견해가 조직체계에 담겨 있기 때문에 여전히 주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테면 산별노조 중앙이 파업권을 갖지만 기업단위 일상투쟁과 관련해 기업차원의 파업권을 규약에 보장할 것인가 아니면 조직내 위임절차에 따를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교섭권과 체결권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재정과 인력의 집중문제는 조직체계와 운영 전반에 깊은 관련을 맺고 있어 함께 논의될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조직체계문제는 단순히 산별건설 이전 논의단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산별노조로 전환한지 3년째인 보건의료노조 간부들의 고민도 산별다운 조직체계와 운영방식에 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국장은 “법적으로 산별노조 위원장이 교섭권과 체결권을 갖는 등 외형상으로는 변화했지만 여전히 기업별노조연합의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는 데서 고민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병원노련은 지난 94년부터 연맹 차원의 공동교섭과 공동임투를 조직해왔는데 산별 이전과 이후 조직운영상의 변화를 실감키 어렵다는 얘기다. 노조는 올해 하반기 산별노조발전전략위를 본격 가동해 교섭과 조직에 대한 정책대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조직체계와 관련, 현장조직을 재편하는 문제도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작업장 단위의 노조조직과 비공식 현장조직을 현장위원회로 재편하자’는 의견과 이에 대한 반대의견으로 ‘작업장 수준의 노조조직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제출되고 있다. 임영일 교수(경남대)는 “2002년부터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노사쟁점으로 떠오를 경우 사업장 단위노조를 그대로 유지하자는 것은 현실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는 현장위원제도는 작업장 차원의 노조조직이 없는 서구노조운동의 차선책이며, 작업장 차원의 노조조직을 현장위원 제도로 대체하는 것은 후퇴라는 주장이 맞선다.
민주노총 차원에서 볼 때 공공부문의 산별노조 건설 경로와 구획문제는 활발한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공공대산별 지향을 명시하고 있는 공공연맹(위원장 김연환)은 현재 산별노조 건설과 관련한 내부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운수산별 건설에 관한 논의는 현재 중단돼 있는 상태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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