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모집인·농협유통·건설운송 등 깃발 올려
비정규직 노동자를 아우르는 ‘대형’ 노조들이 속속 결성되고 있어 주목된다.
민주노총을 상급단체로 하는 전국보험모집인노조(위원장 이순녀)가 10월5일 설립됐다. 서울지역여성노조 설계사지부가 남성과 지방 보험모집인들의 요구에 따라 단일노조를 겨냥해 8월23일 준비위를 꾸린 뒤 40여일만에 출범한 것. 노조는 ‘전국에서 보험모집에 종사하는 자’로 가입대상을 규정해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에 종사하는 30여만명의 노동자를 모두 조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 부산, 충청, 광주, 원주, 목포 등에서 2천여명이 가입해 결코 적지 않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한편 실립신고를 받은 서울 영등포구청은 지난 9일 ‘보험모집인의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완요구를 보내왔다. 이와 함께 ‘보험사별 근로형태와 근무수칙 등을 수집, 검토해야 하므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노조는 노동자임을 인정받아 신고필증을 따내는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또한 법개정투쟁은 물론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차별철폐투쟁에도 앞장선다는 각오다.
농협 공채사원이 주축이 된 농협유통노조(위원장 김진영)도 10월4일 출범했다. 농축협 통합을 거치면서 공채사원을 연봉계약직으로 바꿀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지난 5월 준비에 들어가 이날 결성대회를 갖고 상업연맹에 가입했다. 노조 설립 이후 연봉계약직의 가입이 폭증해 출범 때 1백20명이던 조합원은 현재 5백50명으로 늘었다. 연봉계약직의 열띤 호응은 불안한 고용사정과 열악한 노동조건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연봉계약직의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제도가 있어 지난해에는 6백명 중 30명이 혜택을 받았으나, 올해는 단 한명도 없었다. 게다가 지난 3년 동안 임금이 동결되고, 3교대근무 규정에도 사실상 2교대로 일해 시간외수당을 못받는 등 노동강도가 높아졌다.
노조는 농협유통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급격한 조직확대에 따른 조직력강화에 힘쓸 계획이다.
앞서 지난 9월14일에는 레미콘 지입차주와 덤프기사들이 전국건설운송노조(위원장 장문기)을 설립해 건설산업노련(위원장 이용식)에 가입했다. 사업자도 노동자도 아닌 사실상 비정규직노동자로서 열악한 노동조건, 노동법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 내몰려 있던 이들은 지난 8월부터 수도권이 주축이 돼 노조결성을 준비해왔다. 가입대상은 전국적으로 5만여명에 이르며, 경기동·남·북부에 지부가 설립됐고 12일에는 인천지부가 설립보고대회를 갖는다. 노조 전춘식 사무국장은 “현재 호응이 좋아 조합원 수가 머잖아 2천여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며, 전국적 조직사업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황미 leehm@kctu.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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