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 발전전략 토론회

‘대안사회’ 놓고 다양한 문제제기…”‘~한 사회주의’의 대중적 표현”

민주노총 위상·지역본부 대의기구·노사정위에서도 이견 나와

기업별 노사관계에 바탕을 둔 ’87년 노동체제’가 급속히 해체되고 있는 상황을 맞아 민주노총은 ‘풍요로운 평등사회’를 지향하고 △변혁지향성 강화 △산별노조 건설 △노사관계의 사회화 △현장지향성 강화 △노조활동의 확장 △정치력의 강화 △국제연대의 강화 등 7가지 운동기조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운동모델을 정립해나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0월16일 민주노총 노동운동발전전략위원회(전략위·위원장 단병호)는 그 동안의 연구·조사·토론작업을 총괄하는 정책토론회를 열어 이같이 발표했다.

첫번째 토론에서는 민주노총이 지향하는 사회로 제시된 ‘풍요로운 평등사회’가 쟁점으로 등장했다. 발제에 나선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기획실장은 “‘풍요로운 평등사회’는 자본주의 체제와 국가사회주의 실패를 넘어선 평등과 효율성이 조화를 이룬 사회”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문익 전북본부 정책국장은 “평등사회 개념의 핵심은 착취의 폐기”라며 “굳이 자본주의의 핵심인 풍요가 들어가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김성혁 금속산업연맹 조사통계부장은 “자본주의의 본질과 풍요로운 평등사회에 대한 더욱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략위원인 조돈문 가톨릭대 교수(사회학)는 이에 대해 “‘풍요로운 평등사회’라는 표현은 ‘무슨무슨 사회주의’로 썼다가 대중조직에 걸맞느냐는 고민 때문에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화전략과 조직체계·운영을 다룬 두 번째 토론에서 기형로 금속산업연맹 조직실장은 “5억원을 결의한 미조직기금 모금에 6천만원이 모인데서 알 수 있듯이 노조지도부의 발상전환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혜순 민주노총 여성부장은 “민주노총의 여성조합원 비율이 23%를 넘고 있는데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할 대안이 있느냐”고 물었고, 박인숙 인천본부 정책국장은 “지역본부에 대의기구가 필요 없다는 주장은 지역본부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발제를 맡은 김태연 민주노총 기획국장은 “민주노총 지역본부장 직선제를 전제로 연맹 지역조직과 민주노총 지역조직의 통일성을 고려해 대의기구는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며 “추후 보완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임영일 경남대 교수(사회학)는 “가장 절실한 현장단위의 책임 있는 참여가 부족했다”며 “조직발전전략에서 민주노총의 위상을 ‘총단결·총투쟁의 중심’으로 볼지, ‘총노동의 정치적 구심’으로 볼지 큰 합의가 없어 절충적으로 처리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세 번째 토론에서는 정책참가와 노동정치전략이 쟁점으로 떠올랐고 구체적인 추진전략에 대한 문제제기도 잇따랐다. 토론참가자 윤효원씨는 “노사정위 불참방침은 교섭-투쟁전략과 관련해 대안이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노중기 한신대 교수(사회학)는 “현재 노사정위 불참이 노사정위 무용론이나 이와 관련된 정치과정과 똑같지는 않다”며 “노사정 3자교섭이나 전국교섭을 부인할 필요는 없지만 민주노총 내부의 통일과 연대라는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주호 병원노련 정책국장은 “아예 산별노조를 전제해 각각의 정책과제를 구체적으로 만들어내자”고 제안했고, 배기남 서울본부 정책국장은 “사회복지정책을 전 생애에 걸쳐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으로 정리하는 등 정책과제의 설득력과 구체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주진우 민주노총 정책국장은 “사회보장정책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는 등 전략적 제기능력을 개선해야 한다는 문제제기에 동감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략위가 제출한 초안을 일부 수정·보완해 11월 초순부터 현장토론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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