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위 ‘주5일근무제 합의문’에 강력 시사
민주노총 강력반대…”정부가 법안 제출하라”
주5일근무제는 차츰 도입하고 노동조건은 추락한다…. 우려했던 상황이 현실에 한 발짝 다가섰다. 노사정위(위원장 장영철)가 지난 10월23일 주5일근무제 도입과 관련한 합의문을 채택했다. 문제는 이 합의문이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이와 연동해 노동조건을 개악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노총은 이에 대해 “노동조건 후퇴·단계적 실시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은 23일 성명을 내 이번 합의문이 “‘노동자의 삶의 질 개선’이라는 주5일근무제 도입취지를 무색케 하고, 임금삭감과 휴일휴가 대폭축소, 업종과 규모를 감안한 단계별 실시를 기정사실로 만드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밝혔다. ▶3면에 관련기사
민주노총이 이같은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합의문의 일부 내용이 이를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합의문의 ‘[근로시간단축 및 관련임금, 휴일·휴가제도]를 개선’한다는 문구는 노동조건 후퇴를, ‘업종과 규모를 감안하여’ 노동시간을 줄인다는 표현은 단계적 실시를 각각 가리킨다는 게 민주노총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해 합의문 내용 가운데는 ‘생활수준이 저하되지 않고’, ‘상생의 개혁’ 등 전향적 표현도 눈에 띄지만 이는 △초과노동 할증율 25%로 축소 △월차·생리휴가 폐지 등 자본쪽의 근로조건 후퇴요구를 수용하게 되면 공문구로 전락할 뿐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이에 따라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 ‘2001년 전산업 동시 실시’ 등을 거듭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또한 ‘노사정위를 통한 노동시간단축 추진’에 집착하는 정부태도도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와 관련해 “시간만 허비하는 노사정위의 내용 없는 논의를 기다릴 게 아니라 정부가 노동조건 후퇴 없는 주5일근무제 도입 법안을 즉각 국회에 제출하라”고 촉구했다. 이 합의문은 이미 다섯달 전에 공감대가 마련된 내용을 재탕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민주노총의 기본인식이다. 즉, 지난 5월 민주노총 총파업을 거치면서 사회적 공감대가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이 긍정검토를 지시했으며, 최선정 전노동부장관이 연내 정부안 국회제출 방침 발표 등으로 구체화된 상태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사정위는 지금까지 아무런 실질적 진전도 없이 세월만 허송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이에 따라 “시간만 허비하는 노사정위의 내용 없는 논의를 기다릴 게 아니라 정부가 삶의 질 개선이란 본래 취지에 맞게 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라”고 거듭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노사정위가 우려대로 노동조건 개악과 단계적 실시에 합의해 이를 추진한다면 총파업 등 강력한 총력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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