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민주노총 노동대학 개설에 부쳐

민주노총 노동대학이 11월4일 마침내 문을 연다.

노동대학은 민주노총이 발등에 떨어진 투쟁교육이나 실무교육을 뛰어 넘어 체계적인 과정으로 노동운동의 미래를 준비하기 시작했다는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87년 노동자대투쟁 이후 민주노조운동이 활발해진지 13년이 지나도록 우리에겐 노동현장의 활동역량을 체계적으로 보충하고 키우기 위한 교육기관이 없었다. 이에 따라 조직이 갈수록 커지고 투쟁의 폭은 넓어졌지만 적잖은 노조간부와 활동가들이 언제부턴가 노동운동의 전망과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노조활동에 필요한 실무에는 익숙해진 반면, 싸워도 불꽃같은 열정과 승리감이 일지 않는 답답한 상황에 빠졌던 것이다. 또한 이론은 있었으되, 명쾌하게 현실과 결합한 것이 되지 못했고, 투쟁은 있었으되 인식과 사고의 협소함으로 무수한 혼란과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이제 숱한 투쟁 속에서 다양한 실천을 쌓아온 노동자들이 만나 진지하게 현실을 진단하고, 미래사회에 대한 전망을 스스로 밝혀나가야 한다. 이는 민주노총이 안아야 할 주요과제이기도 하다. 우리는 민주노총 노동대학이 다음과 같은 계획과 포부를 바탕으로 이같은 과제를 잘 이뤄낼 거라 믿는다.

노동대학은 노동자가 알아야 할 정치경제와 숨겨진 역사, 그리고 노동자다운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 줄 것이다. 노동자들은 학교에서 배우지 못한 것을 노동대학에서 얻어 탄탄한 노동자의식으로 무장하고 실천을 위한 새로운 힘을 얻어 나갈 것이다. 노동대학은 평범한 한 노동자가 열성조합원을 거쳐 노조간부와 노동운동의 지도자로 성장할 때까지 체계적인 교육과정으로 함께 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같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노동대학의 운영방침도 눈길을 끈다. 현실과 접목시킨 강의와 활발한 토론문화를 만드는 한편, 짜임새 있는 학사관리와 운영으로 노동교육의 새 장을 여는데 앞장선다고 한다. 이를 통해 민주노총 활동가로서 책임 있는 구실을 하려면 반드시 노동대학을 거쳐야 한다는 관례와 문화를 남기도록 하겠다는 당찬 구상에 기대가 스민다.

민주노총 노동대학이 노동교육의 백년대계를 책임질 새로운 교육기관으로서 노동자들 속에 튼튼히 뿌리 내리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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