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통신>’골프장 캐디’가 노동자가 아니면…

한성골프장의 2백여 경기보조원의 고용안정 쟁취투쟁이 10월24일로 85일째를 맞고 있다. 지난 6월30일 용인지역여성노조 한성C.C경기보조원지부로 노조 설립신고 필증을 받을 때부터 싸움은 시작되었다.

노조를 만들자마자 회사는 경기보조원을 지휘, 감독하는 마스터를 공석처리하면서 17년 동안의 고용관계를 부정하려 했다. 한 달에도 서너 차례 거듭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너희들과 교섭을 해야할 지, 말아야 할 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며 지연시켰다. 8월1일에는 간부와 대의원 43명을 해고했고, 8월3일에는 ‘회사지침대로 따른다’는 각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1백40여명에게 일을 주지 않았다. 우역곡적 끝에 8월24일, 부당해고 철회와 교섭실시(9월28일)에 합의했지만 그도 잠시였다. 8월31일 휴장에 이어 9월2일, 난데없는 ‘노캐디 선언’으로 2백8명 경기보조원 모두를 무더기로 해고했다.

이같은 비상식적 사태는 경기보조원의 법적인 처지와 현실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노조법으로는 노동자이나 근로기준법으로는 노동자성이 불투명해 골프장 사용자들에게 악용되고 있다. 부당노동행위를 일삼아온 한성C.C 강병준사장이 되레 “법대로 하라!”며 큰소리를 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경기지방노동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는데 아직 결정은 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회사쪽은 지난 17년 동안의 고용관계를 거짓과 위선으로 부정하는, 손으로 하늘을 가리는 짓을 하고 있다.

어느 모로 보나 한성C.C 경기보조원은 노동자다. 첫째, 회사운영을 위한 필수적인 경기보조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둘째, 정해진 임금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회사는 캐디피 수령액을 알 수 없다고 주장하나 영리사업체가 이를 모른다는 건 상식 밖의 일이다. 캐디피 인상과 인하에 회사가 개입하고, 정해진 액수 이상을 받으면 바로 마스터의 제재가 따른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셋째, 업무배치, 교육, 징벌 등 경기보조원에 대한 노무관리 전반에 일정한 책임과 권한을 지닌 캐디마스터가 한성C.C 총무과 소속으로 일정한 임금을 지급받는다는 점이다.

한성C.C 노동자들은 큰 것을 바라지 않는다. 인격적인 대우를 받기 위해 만든 노조를 유지한 채 일터를 되찾아 이전처럼 필드로 나가 코스에서 일하는 것이다. 특수고용형태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준근로자’로 인정하는 법개정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나, 11월6일 국정감사에 강병준사장이 증인으로 국회에 서는 것이나 이 모든 것은 2백여 경기보조원 모두의 원직복직으로 모아져야 한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짓은 어떤 것이라도 용서할 수 없다. 도한 법망을 피해가며 오히려 큰소리 치는 악덕기업주는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 한성의 2백여 해고노동자 모두는 민주노조를 지키고, 고용안정을 이룩하며,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철폐되는 그날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노우정(용인지역여성노조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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