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분쟁 –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학살을 중단하라
정종남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karan27@hanmail.net)
최근의 중동분쟁으로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인 130여명이 학살되었다. 팔레스타인인의 피로 물든 전범 아리엘 샤론이 이슬람 성지에 나타나자 팔레스타인인들이 항의했고 이스라엘은 이 시위대에 총을 난사했다. 12살 소년이 정조준 된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이 전세계에 방영되었다. 분노한 아랍민중들이 중동 전역에서 반이스라엘 시위를 벌였고, 이번엔 이스라엘 군대가 로켓포를 쏴서 팔레스타인인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 폭격과 미사일 공격까지 했다. 서방기자의 질문에 한 아랍인은 “휴전이요? 우리는 고무줄 새총과 돌멩이 뿐이고, 저들은 전투기와 탱크를 가졌어요. 농담하지 말라 그래요.”라고 말하며 학살에 분개했다.
유엔은 표면적으로는 이스라엘을 비판하지만, 실질적인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무력사용 규탄 결의’에 조차 반대표를 던졌다. 대부분의 언론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가 잘못이라는 입장이거나, 종교분쟁이 참상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관점에는 사태의 본질을 덮으려는 악의적인 의도가 담겨있다. 이 지역
에서 일어나는 정치적 사건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스라엘이
1948년 팔레스타인을 강제 점령했고, 이 나라가 아랍민중의 피의 강물 위에 세워진 국가라는 역사적 사실에서 출발해야 한다. 또 이 모든 과정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 영국 등 제국주의 국가의 경제적, 군사적 후원이 결정적인 요소였음을 알 필요가 있다.
유대인에 대한 박해와 시온주의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되기 전까지 팔레스타인에는 수 백년 동안 압도 다수의 아랍인과 소수 유대인들이 서로 다른 종교생활을 하면서도 평화롭게 살아왔다. 지금 벌어지는 분쟁 과 같은 두 민족간의 대립은 20세기 들어서 시작되었다. 유럽에서 핍박을 피해 팔레스타인으로 건너온 유대인들이 자신들만의 배타적인 국가를 건설하려고 시도하면서부터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그러므로 서로 다른 민족이나 종교가 분쟁의 원인이라는 주장은 1세기 정도를 뺀 나머지 십 수세기 동안의 역사를 설명하지 못한다.
유대인들이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박해를 받기 시작한 것도 인류역사에서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유럽에서 반유대주의가 통
치전략으로서 유용하다는 착상을 최초로 한 자는 19세기 독일의 비스마르크였다. 러시아의 짜르도 경제위기에 대한 속죄양으로 유대인을 공격했다. 말하자면 소수민족(종교)으로서 유대인(교)이 정치적 차별과 탄압을 받았던 것은 특정한 시기에 정치적 조건에서 이뤄진 것이다. 초기의 정치적 반유대주의는 실제 유대인과는 거의 무관했다. 당시 지배자들은 적대 세력이었던 ‘자유주의’, ‘산업주의’, ‘정교분리주의’등에 ‘유대적’이라는 낙인을 찍고 일반인들과 분리하여 공격했던 것이다.
이러한 박해에 대한 반응으로 배타적인 유대민족주의인 시온주의가
등장했다. 시온주의는 유대인과 비 유대인이 함께 살 수 없다는 생각을 담고있다. 그들은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기를 원했고, 이는 구약 성서에 명기된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시온주의를 해결책으로 여긴 유대인들이 처음부터 다수였던 것은 아니다. 당시 대다수 유대인들은 유럽에서 비유대인들과 함께 사회주의 운동을 지지했다. 그들은 반 유대주의를 없애는 길은, 유대인 노동자와 비유대인 노동자 모두를 착취하는 자본가들에 대항해 비유대인 노동자들과 단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당시 사회주의 단체에 속해 있던 모든 유대인들은 유대인 국가 건설에 반대했다. 요컨대, 시온주의는 유대인 박해에 대한 잘못된 대안인 것이다. 그러므로 시온주의에 반대하는 것과 반유대주의는 서로 구분되어야 한다. 일부언론이 최근 아랍민중의 반 이스라엘 투쟁을 반유대주의의 화신인 히틀러에 비유하는 것은 얼토당토 않는 얘기다. 중동지역에서 ‘인종청소’를 했던 자들은 샤론 같은 강경 시온주의자였다.
석유를 위한 제국주의 국가의 개입
1차 세계대전 후 오토만 제국이 몰락하자 아랍민중은 독립을 희망했다. 그러나 이 지역 최대 열강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는 중동을 분할 점령했다. 팔레스타인을 신탁통치 했던 영국은 1917년 ‘발포어 선언’으로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들의 조국을 수립해 주기로 약속했다. 이는 소수민족에 특권을 주고 이들을 바탕으로 중동을 완충 지배하려는 제국주의 국가의 분리지배전략과 서방에 기대어 유대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시온주의자들의 이해가 서로 맞았기 때문이다. 정당하게도 아랍민중은 영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싸움에 나섰다. 아랍민중의 거센 저항 때문에 이스라엘 국가는 바로 수립되지 못했다.
1947년 새로운 패권국가 미국의 주도로 UN은 팔레스타인을 아랍국
가와 유대국가로 분할하고 예루살렘을 국제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결정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전면전으로 몰아넣었다. 그러나 제국주의의 후원을 받아 이미 월등한 군사력을 보유한 이스라엘은 아랍국들의 도전을 격퇴 시켰다. 이스라엘은 애초의 UN협정을 무시하고,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전지역을 점령했다. 그들은 한 마을에서만 350명의 민간인을 학살했고, 약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추방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나라’ 이스라엘은 이처럼 아랍인들의 추방과 학살 위에 세워졌다. 이스라엘은 1967년에 가자와 서안지역마저 차지했고 추가로 20만을 쫓아냈다.
미국은 석유에서 나오는 이윤을 지키기 위해서 이스라엘을 토대로
중동지역을 통제한다. 이스라엘의 한 일간지는 1951년 이렇게 썼다.
“이스라엘은 경비견이 돼야 한다… 서방 국가들에 불손한 이웃 아랍국가들을 응징하는 것을 이스라엘에 의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이해관계 때문에 미국은 올해만 해도 41억 2천 9백만 달러(이 중 31억 2천만 달러는 군사비로 쓰인다)를 보냈다. 이스라엘은 미국 덕분에 경제 안정을 이뤘으며, 핵무기를 보유했고, 주변 아랍국가 모두를 합한 것 보다 더 강력한 군사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아랍민중의 투쟁을 지지하자.
오랜 역사동안 중동에서 유대인과 아랍인은 평화롭게 함께 살았다. 이 평화를 깨뜨린 책임은 제국주의 국가에 있고, 다른 민족과 다른 종교를 박해하는 시온주의 국가 이스라엘에 있다. 그러므로 미국과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아랍민중의 투쟁은 전적으로 정당하다.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동등한 권리를 갖는 민주적이고 비종교적인 국가에서 평화를 되찾을 수 있다. 지난 11월 3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민주노동당 주최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반대’ 집회가 있었다. 이들은 집회 이스라엘 대사관에 항의서한을 전달했고 앞으로 중동사태가 전쟁으로 확산될 때 더 큰 규모의 항의 시위를 갖기로 했다. 평화인권연대 회원들도 아랍의 민중에게 연대를 나타내고 이스라엘과 미국정부에 항의하는 집회에 함께 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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