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일 30주기 심포지엄, “여성·비정규·영세·외국인에 관심을”
여성과 비정규직 등 ‘주변부 노동자’에 대한 높은 이해와 관심, 그리고 이들을 아우르려는 구체적 실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와 주목된다. 이는 전태일열사 30주기를 맞아 지난 11월3일 열린 학술 심포지엄에서 제기됐다.
여성·비정규직·영세사업장·외국인 등 소외계층 노동자들의 실태와 운동양상을 다룬 심포지엄 2부 순서에서 발표자들은 한 목소리로 이같은 주장을 폈다. 발제자들은 이들 주변부 노동자가 한국의 근대화와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열악한 노동조건과 무권리상태에 놓여 있었을 뿐만 아니라 IMF체제 이후 가장 먼저 신자유주의 정책의 희생양이 됐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연세대교수(사회학)는 “여성은 남성노동자의 부가적·예외적 산문이 아니라 노동운동의 힘을 결정짓는 주요한 행위자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가부장적 국가와 기업, 노동계 모두가 여성노동을 주변화함으로써 지난 2년 동안 신자유주의 경제가 요구하는 노동력 유연화, 다시 말해 임시직과 주변부로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남성 중심의 노동운동 담론 때문에 70년대와 80년대 노동운동에서 여성노동자들이 보인 적극적 저항과 역할이 공정하게 평가받지 못했다”며 여성노동자가 처한 특수한 조건에 관심과 이해를 촉구했다.
비정규노동이 확산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기업의 노동력 관리전략 유연화’를 꼽은 한국비정규노동센터 박승흡소장은 “비정규 여성노동자의 임금은 정규직 남성노동자의 40% 수준에 불과하고, 비정규 노동자들이 노동빈민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소장은 노동운동의 과제로 △비정규노동자 조직화전략 수립 △인력·재정확보 △기존노조의 배타의식 극복 △교섭대상의 명확한 선정 △법·제도적 제약철폐와 보호방안 마련 등을 내놨다.
노동자의 힘(준비모임) 김혜진조직국장은 “대규모사업장이 90%이상 조직됐는데도 조직률은 11%를 넘지 못하고 있다”며 “4백만이 넘는 영세사업장 노동자를 조직하기 위해 연맹이나 민주노총 차원에서 지역노조를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설동훈연구위원은 “2000년부터 외국인노동자 고용허가제도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노동3권이 주어지면 노조는 산별노조 건설과정에서 ‘외국인노동자 지부’를 설치하는 등 구체적인 연대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철 leecc@nod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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